‘창덕궁(昌德宮)’ 덕을 펼쳐 창성할지어다. ‘근정전(勤政殿)’ 부지런히 정사하리라. ‘경회루(慶會樓)’ 경사스러운 모임을 갖자구나. ‘숭례문(崇禮門)’ 예의를 숭상할지어다. ‘대동문(大同門)’ 크게 한 덩어리로 뭉칠 문. ‘진남루(鎭南樓)’ 남쪽을 꼭 눌러버려라. 잘 지은 이름이다. 지은이 성명과 결과야 어떻든 간에 아름다운 이름이다.
모 교회 혁신도시에 예배당을 짓는데 44주차 공정 57.09%로 대예배실 뿜칠, 고흥석 부위 시공, 5층 조적 및 미장, 방화문틀과 창설치… 척척 진행되는데 교인들의 성취감과 의미부여가 대단하다.
도내 교회 3,000이요, 전주만 1,300개, 여기에 천주교, 불교, 원불교, 기독교, 기타까지 합하면 엄청난 숫자인데 ‘전성교회’가 유일하게 종교 부지를 받았고, 이는 분명히 ‘하나님 뜻’이라며 좋아한다.
돈을 내도 재미, 노동도 기쁨, 심부름 역시 즐거워 기도 찬송이 절로 나와 흥겹다는 게다. 이래서 종교인의 철석같은 결집력에 경탄한다.
교인들 정중동 조용한 가운데 분발하며 무명 인사의 헌금 약속이 있고, 계속 돕겠다는 보혜자(補惠者)가 나온단다.
사람 설명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로 연말에 입주 예정이란다.
교계에서 부러워한다니 오만하거나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전환점에서 성력자에 부응하는 방안으로 교회명 손보기를 바란다.
‘전성(全城)’뜻 물론 좋지만 4방이 꽉 막혔다는 인상이 든다. 서울 성벽 4대문 4소문 안팎 사람 인경[人定] 종소리에 맞춰 행동했으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
‘막힌 성’이 연상되는 교회명 생각해 볼만하다.
성별, 지역, 국적 관계없이 누구나 오게 하려면 이름 자체가 개방적이고 희망이 넘쳐나야 한다.
『전‘성’(全‘城)’』에서 ‘흙(土)’을 털어내면 『전성(全成)』이 되고 ‘모두 이룬다’ 하니 얼마나 좋은가.
구약 326면에 ‘성벽이 무너져 내리리니…’ 이 구절이 있다. 작명가의 유도가 아니라 우리나라 습속이다. 교회가 국민 정서를 맞춰야 대성한다.
우리 정가에서도 어감 좋은 ‘정화(政和)’를 생각해 볼 때가 왔다.
이성계 왕되고 ‘단(旦)’이라 이름 고쳤으며 경무대를 ‘푸른 기와집’ 청와대로 고친 바 있으니 ‘국회의사당’을 화합 정치를 상징 ‘정화당’이라하면 어떨까.
‘의논하다 사고 내는 집’에서 탈피하자는 것이다. 교계·정가가 가슴을 열어야 발전할 것이기에 태평성대를 기원한다.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