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대안학교인 고산고등학교(교장 장종택) 1학년 학생들이 만경강 지류를 따라 3박4일 동안 걷는 ‘통합기행’에 나서 화제다.
통합기행은 고산고 교사와 1학년생 등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만경강 따라 걷기, 함께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첫째 날인 지난 18일에는 고산고와 진안 소태정을 거쳐 동상 밤티마을 등 8.7km를 걸었고, 19일에는 한국농어촌공사 대아호관리소에서 고산미소시장을 거쳐 하리교와 비비정을 지나는 총 15.2km를 걷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어 20일에는 춘포역에서 삼일교회와 만경강 문화관을 거쳐 신시도 어촌체험마을까지 8.4km를,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망해사와 심포항을 거쳐 학교로 복귀하는 1.6km 코스를 걷는 등 3박 4일 동안 총 33.9km를 걸었다.
강을 따라 걷는 통합기행은 고산고가 대안학교로 전환한 지난 2018년에 시작, 올해로 4년째다. 육체적으로 힘든 장기 도보를 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철학과 미래를 정립하며 천혜의 자연도 즐기는 대표 과목이다.
학생들은 이를 위해 매년 3월부터 만경강의 역사와 생태, 자연환경, 형성과 변천, 현황 등을 철저히 분석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진 후 10월에 걷기 기행에 나선다.
이를 통해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미래의 꿈을 스스로 키워나가게 된다는 게 고산고의 설명이다.
박상준(41) 교무부장은 “아이들이 지역의 얼굴인 만경강을 땀 흘려 걸으며 천혜의 비경도 감상하고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다지는 시간을 제공함은 물론 여러 교과를 통합하여 배우는 게 교과 취지”라며 “4년 전부터 정식 과목으로 채택해왔는데, 아이들이 힘들게 걸으며 많은 것을 생각하는 소중한 기회로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희태 완주군수와 서남용 군의회 의장은 이날 고산미소시장 중간 집결지에서 학생들을 만나 격려했다.
유 군수는 “완주를 관통하는 만경강은 천혜의 관광자원이자 경제와 교통, 문화관광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만경강 따라 걷기를 통해 자신의 삶의 철학을 굳건히 하고 발전적 방향에 대해 고민하며 미래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장도 “미래는 암기보다 경험이 더 중요하고 사색과 철학을 통한 창의력이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만경강 걷기를 통해 인성함양과 체력단련, 사유의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