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술꾼)들 술자리에서 술 이야기 나오면 밤 새워도 모자란다.
마셔봤나? 술에는 ‘청주-춘주-홍주-이양주-가향주’가 있다는데, 는 춘주에 들며 ‘춘주’란 “세 번 이상 덧술을 했거나 적절한 저장 기간을 거친 약주”란다. 호산주, 심해주, 백일주, 법주가 여기에 든단다.
우리나라 여러 골의 전통 술 가운데 국세청에서 제조 판매 허가를 해준 술이 14종이고, 그 중 는 문경에서 제조하는 술로 왕중왕 대접을 받는다.
역사를 더듬다 보면 송흠(宋欽:1459~1547) 선생 이야기가 저절로 나온다.
송흠은 전남 장성 출신 여산군수를 했다. 호남 사람 서울 가려면 삼례-익산-여산 육로를 거쳤다.
오다가다 들리는 손님 대접에는 술이 따랐고 이 술을 빚는데 송 군수는 가까운 천호산(天壺山) 약초를 뜯고 캐어 삶은 물로 술을 빚어 그 맛이 일품이었단다. 입소문이 나 그 이름이 “호산주(壺山酒)” 아닌가?
지금 문경에서 나는 는 원래 그 고향이 전라북도 여산(勵山)임을 알고 마셔야 한다. 송흠 호는 지지당(知止堂) 전라도 관찰사도 했다.
전북은 근래 왜 이렇게 빼앗기는 게 많은가? 금산군, 황화면, 도 넘어갔다. 마음씨가 유순한 것인지 못나서 그런가 알고도 모를 일이다.
호남고속도로 ‘이서휴게소’를 지날 때 마다 무척 아쉽다. ‘콩쥐팥쥐휴게소’ 이 좋은 이름을 두고 왜 ‘이서’드냐?
군수, 지사 손발이라는 기획관리실이나, 도로공사 직원은 고대소설 《콩쥐팥쥐전》 첫 줄을 읽어봐라. 완주군 이서면 앵곡이 배경 마을이니 휴게소 명칭을 “콩쥐팥쥐휴게소”로 바꿔라.
‘이서휴게소’보다 훨씬 낫지 않나. 완주 전주에 ‘콩쥐팥쥐로’는 하나 있어 다행이다. 민주역사 70년 향토사에 밝은 사람이 지방자치단체에 들어서야 한다.
마을 이름도 모르는 후보자 꾹꾹 찍어주면 빚만 숱하게 늘린다. 겪어봤지 않나. ‘압구정역’, ‘백양사휴게소’, ‘내장산휴게소’, ‘마이산휴게소’는 올바른 착상 잘 고른 이름이다.
기업인도 마찬가지이다. 완주산업단지의 기업 체와 기관 들어서고 관비로 시설하면서 왜 ‘우주현(紆州縣)’ 생각이 아니 나는지. ‘우주’고현 이름 두 자를 끌어 쓰면 세상 이목이 쏠릴 것이다.
이름 하나로 잘 먹고 사는 사람 많다. 향토문화를 자산으로 바꿔 고장을 빛내자.
/이승철(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칼럼니스트(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