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있다.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말인데, 정말 요새는 봄이라는 계절을 건너뛰고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가는 것만 같다.
쌀쌀해서 긴 옷을 입고 나오면 낮에 더워서 고생하고, 반대로 덥다고 가볍게 입었다가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과연 봄이란 계절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일까?
한의학에서 말하는 봄의 기간은 봄의 시작날인 입춘(立春)부터 여름의 시작날인 입하(立夏)전날까지라 할 수 있다.
2월 4일부터 5월 5일까지의 기간을 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야말로 지금이 바로 딱 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자연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삶을 건강한 삶의 기본으로 보기 때문에, 각 계절에 맞는 양생법과 치료법을 권하고 있다.
봄철에 알맞은 건강관리법을 알아보자.
계절에 맞는 건강관리법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계절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그에 알맞은 건강관리법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봄의 특성 중 가장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봄은 따뜻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체가 부족했던 양기를 보충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다시 말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따뜻하고 활기찬 기운을 불어넣어 주어야 하는 때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배 쪽으로 따뜻한 양기를 많이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원래 인체의 위장은 따뜻한 기운을 받아야 활발하게 움직이고 그 기능이 좋아진다.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배가 차가우면 배탈 설사가 잘 생기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날씨가 좋고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비치는 날에는 꼭 산책을 하기 바란다.
에서 봄철에는 늦게 자며 일찍 일어나고 몸을 느슨하게 하고 산책을 많이 하라고 말 한 것은, 이러한 봄철의 따뜻한 양기를 충분이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된다는 것을 말한 것이라 하겠다.
이렇게 따뜻한 봄의 계절에 양기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섭취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인 것이다.
봄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이러한 바람은 따뜻한 봄의 기운을 싣고 날아가 만물을 깨워나게 만들고 생기 돌게 해주는 효능도 있지만, 봄의 기운 대신에 나쁜 이물질을 전달시키기도 한다.
바로 황사를 말하는 것인데, 실제로 이 시기에 호흡기 증상이 악화되어 한의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부쩍 늘어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하고 기력이 떨어진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더욱더 질병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고, 부득이하게 외출을 하였을 때는 미지근한 소금물로 깨끗이 눈 코 귀 피부 등을 닦고 입안을 헹궈 내는 것이 좋겠다.
한의학에서는 풍(風)은 두 종류로 나누어 생각한다.
하나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나쁜 기운 중의 하나로 보고, 나머지 하나는 내부에서 갑자기 일어나는 중풍의 형태로 인식 한다.
그래서 감기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고, 뇌혈관질환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봄이 되면 감기에 많이 걸리게 되는데, 이 중에서 풍사로 인한 감기의 특징은 땀이 잘 나는 감기로 본다.
그래서 땀을 흘리는 치료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중풍도 봄에 많이 일어나게 되는데, 잔뜩 움츠려서 순환이 되지 않다가 갑자기 봇물처럼 흘러넘쳐서 생기는 것으로 본다.
평소에 혈압이 높거나 순환이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은 미리미리 조심하는 것이 좋으며, 부드러운 운동이나 산책을 계속 해 주는 것이 기혈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이정인=완주요양병원 한방2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