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중풍이나 심장 마비 같은 위험한 질환을 많이 보게 됩니다.
추위는 사람의 몸과 인체의 기능을 위축시킵니다. 아침에 잠깐 신문을 가지러 나갈 때처럼 갑자기 찬 공기에 몸이 노출되면 말초 혈관이 수축되어 혈압이 상승하고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심장에 부담이 가중됩니다.
겨울철에 이같이 혈관 수축으로 인한 혈압 상승 때문에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출혈, 뇌경색 등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평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 질환 등의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 혈액순환 장애와 혈관손상을 유발하여 발병 위험이 높아지며, 흡연자의 경우에는 더욱 위험합니다.
중풍은 완전한 원상회복으로의 치료가 어렵고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사전적 예방과 초기 발병 후 재발 방지가 중요합니다.
겨울철 혈압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다방면으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먼저 추위에의 갑작스런 노출을 삼가야 하는데, 예를 들어 따뜻한 안방에 있다가 화장실에 갈 때 일시적으로 혈압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절히 난방을 하고 이동 시 두꺼운 옷을 걸치는 등 보온에 신경 써야 합니다.
아침에 세수할 때에도 곧장 찬물로 씻지 말고 온수나 미지근한 물로 씻도록 합니다.
또한 아침에는 혈압이 변동하기 쉬우므로 잠에서 깨자마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활동하는 것보다는 일단 가만히 누운 채로 몸을 천천히 조금씩 움직였다가 느긋하게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겨울철 섭생법으로서 “겨울 3달은 폐장(閉藏)이라고 한다. 이 시기는 물이 얼고 땅이 얼어 터지며 양기가 요동하지 못한다. 이때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되 반드시 해가 뜬 뒤에 일어나야 한다. 추운 데가 아니라 따스한 방에 있으면서 살갗으로 땀이 흘러 나와 갑자기 기운이 빠져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이것이 겨울철에 순응하는 것이며 간직하는 기운을 돕는 방법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육체적·정신적 과로를 피해야 하고, 충분한 수면과 하루 30분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며, 운동 강도는 약간 숨이 차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날씨가 무척 추워서 야외 활동이 여의치 않을 때는 대신 실내에서 맨손 체조, 제자리 걷기 등의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엔 활동량 부족으로 인해 살이 찌기 쉬운데, 비만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당뇨병, 심장병 등의 발병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음식은 지나치게 짜거나 매운 것은 피하고 약간 싱겁게 먹는 편이 좋습니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염분 섭취량을 하루 7g 이하로 제한할 것이 권장되며, 고혈압이 아닌 사람이라도 하루 10g 이상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물성 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키므로 대신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는 섬유소가 풍부한 채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도록 합니다.
또한 배변 시 지나치게 힘을 주면서 혈압이 갑자기 오를 수 있으므로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섬유소가 많은 채소나 과일을 고루 섭취하여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과 담배는 당연히 금해야 하고, 다량의 카페인도 혈압 조절을 방해할 수 있으니 제한하도록 합니다.
대표적인 혈압 강하 식품으로는 양파, 표고버섯 등이 있으며, 곡류에서는 잡곡, 현미, 율무 등이, 차(茶) 중에서는 생강차, 인삼차가 좋은데, 특히 양파의 경우 직접적인 혈압 강하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선미=완주요양병원 한방3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