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화산면은 아름다운 지명이 많다. 꽃구름에 감싸인 골짝 ‘운곡(雲谷)’, 누어있는 미르 ‘와룡(臥龍)’, 뭉게구름 산허리 휘감는 ‘운산(雲山)’, 하늘나라 구름사다리 ‘운제(雲梯)’, 달빛아래 아름다운 꽃동산 ‘화월(花月)’, 포근한 봄기운 ‘춘산리(春山里)’, 사방이 가로 막힌 됫박마을 ‘승치(升峙)’, 꽃피는 성남들판 ‘화평(花坪)’, 여기저기 화려강산(華麗江山) ‘화산(華山)’과 썩 잘 어울린다.
춘산은 덕골, 까치말, 여수(우)개인데 대표적인 마을이 덕골[德洞]이다. 덕골 이름 ‘터골’에서 왔고, 지금 덕골 보다 깊은 곳에 ‘뒤터골’이 따로 있다.
사연안고 골짜기에 정착한 입향조들 사정이 바뀌어 이사하자 집이 있던 골을 ‘터골’이라 불러진데서 연유한다고 본다. 한자로 표현할 때 ‘터’를 듣기 좋은 ‘덕(德)’자로, 골은 곡(谷)과 같은 뜻 ‘동(洞)’을 쓰더니 오래 전 행정구역 조정과정에서 ‘춘산(春山)’이라 하여 오늘에 이른다.
덕동의 대표적인 성씨는 김해김씨 두루 훌륭하지만 김종준 옹은 《화산 100년사》앞자리에 등재 될 인물이다.
△8남매 중 가운데로 부모 모신 효자이고 △식구들과 단합하여 논밭 80두락(52,800㎡)을 마련했으며 △네 자녀 다 가르쳤고 △아버지 효자비를 세웠으며 △아들 딸 진로는 사업을 강조했다. △남의 애경사와 기관 행사에 빈손으로 간적이 없는 마당발이며 △먹여 보내야 마음 편하다는 덕가이다. △매사에서 바른 판단은 성공하여 권위를 유지해간다. △겸손은 부인 존중에서 묻어나온다.
농을 여니 500자 베가 나왔고 이를 팔아 소를 사면서 살림이 피어났단다. 지명대로 덕(德)을 베풀어 ‘봄동산의 큰 봉우리[春峰]’이다.
이제 김종준 어른을 ‘춘봉’이라 부르면 어떠하리… 손발이 터지도록 벌은 돈 남 몰래 베풀었고, 배운 사람 별게 아니지만 고개 숙여 겸허하면서 뒷일 생각 없이 평생 혹사(?)시킨 몸뚱이에는 잔병이 서성거린다.
술 끊어 주흥이야 잃었지만 친구 불러 지갑 여는 인정은 여전하다. 춘봉 며느리여! ‘해방’ 소리 들으셨나? 교회출석 약속한 말이 있는데…. 화산면민이여 안녕들하신가? 2014년 ‘화산이름’ 백년인데 행사준비 어찌 되어 가는지.
/이승철=국사편찬위/史料조사위원(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