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등이나 어깨 같은 부위가 결리고 아파서 고생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흔히 ‘담이 결린다’고 말하는데 ‘담’이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지만 실제 그 뜻을 잘 알고 계시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담(痰)이란 몸 안에서 제대로 배출되지 않은 노폐물, 찌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목에서 뱉어내는 가래도 한자로 이 ‘痰’자를 씁니다. 한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몸이 건강할 때에는 진액(津液)이 충분히 생성되어진 후 기혈(氣血)의 순행을 따라 온몸으로 분포되어 몸 안 곳곳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진액이 잘 퍼지지 못하고 끈적끈적하게 변해서 어느 한곳에 찌꺼기처럼 뭉쳐 있거나 여기저기로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 찌꺼기가 바로 ‘담’인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담은 기혈과 진액의 정상적인 순행을 방해하므로 건강에 해를 끼치게 됩니다. 담은 어깨나 등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고 몸 안 어디라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어깨와 목은 많이 쓰는 부위들에 속하여 그 통증이 잘 느껴지기 때문에 담이 쌓여 있는 상태를 우리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담이 생기면 반드시 통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매우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①팔다리, 어깨, 목 부위 등에서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근육통 ②두통과 어지럼증 ③눈 주위 떨림이나 실룩거림 ④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증 ⑤속쓰림, 더부룩함, 메스꺼움 ⑥기침, 가래 ⑦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비만 ⑧지방간,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만성 성인병 [동의보감]에서는 “十病九痰”이라 하여 대부분 병의 원인으로 담을 지적하였습니다. 담은 어지럼증이나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서양의학에서는 비만과 어지럼증을 전혀 다른 별개의 병으로 인식하지만, 한의학에서는 그 공통되는 병인(病因)을 담(痰)으로 보고 같은 관점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지방간이나 고콜레스테롤혈증 같은 성인병도 몸에 담이 쌓였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순환이 안 되므로 담이 쌓이게 되고, 또 담이 쌓이니까 더욱 순환이 안 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따라서 담이 생기는 원인을 알고 평소 스스로 자기 생활을 관리해야 합니다. [음식과 관련된 경우] ①자주 과식하는 경우 ②찬 음식을 즐겨 먹는 경우 ③과음이 잦은 경우 ④식사 습관이 불규칙한 경우 [일과 관련된 경우] ①밤낮이 바뀐 생활이 장기간 지속된 경우 ②항상 과로하는 경우 ③배가 너무 부른 상태로 일하는 경우 ④거의 움직이지 않고 한 자세로 오래 일하는 경우 [그 외] ①사고로 다친 경우 ②춥고 습한 곳에서 지내는 경우 ③찬물 속에 오래 있는 경우 ④감정 기복이 심하고 잘 놀라는 경우 또한, 얼굴을 잘 살핌으로써 내 몸에 담이 있는지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①눈 아래 다크 서클이 심하다. ②혓바닥에 항상 설태가 껴서 닦아내야 한다. ③피부가 칙칙하고 기미가 보인다. ④여드름이나 뾰루지 같은 것이 잘 생긴다. 담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인 생활 조절과 더불어 치료를 받아야 하겠습니다. 순환이 안 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내 몸의 건강이 점차 악화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노폐물인 담을 없애고 해독하는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우선적으로 진액을 생성하는 비위(脾胃)를 튼튼하게 하고 비습(脾濕)을 말리는 것이 담음(痰飮) 치료의 기본이 됩니다. /정선미 (완주요양병원 한방3과 원장)
최종편집: 2025-08-14 03: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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