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비봉면 고흥류씨는 많은 종재와 처신 따라 늘 화두에 오른다. 류인석 의병장과 류관순 이야기가 나오면 한말 의병 ‘일문구의사’는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자 반열에 오른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입향조 류종흥 봉양사나《어우야담》류몽인에 이어 한씨정려 등 설명이 자꾸 길어진다. 다만 문관 존숭에 치중하는 듯해 몇 마디를 물으니 얼른 알아차리고 세종 원년 대마도 정벌에 나섰던 류습 장군의 사적비를 크게 세웠다. 정치가의 꽃 국회의원[류준상 제헌의원]이 나왔고, 돈 많은 사업가도 여럿이라 대한민국 사회에서 웃질(秩)에 들어 화나면 분풀이를 충분히 할 만한 집안이다. 실은 화풀이보다 참기가 더 어려운데 ‘화해와 용서’로 역사에 선한 교훈을 남겼다. 6?25 인공시절 전 국회의원 류준상과 그 동생 비봉부면장 완상씨가 피살되어 쌍 초상이 났고 곧 세상이 바뀌었다. ‘눈에는 눈, 귀에는 귀’라는 서양행위대로라면 엄청난 피바람이 일어났을 터인데 젊은 동생 류윤상이 참고 용서하며 씻어 덮었다. 명필가 석전 황욱 선생 서거 20주기를 맞아 2013년6월27일 묘비를 세웠다. 도지사, 도의회의장, 신문사사장도 왔다. 비문 가운데 “1954년 장남 병선님이 좌우이념에 얽혀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이런 구절이 있다. 한 때 연좌제법이 있어 무척 어려웠던 국민이 있었고 그러므로 얼마 전까지 이런 말을 일체 하지 않았으며, 이웃이 알까 두려웠던 시대가 있었다. 세상 많이 변해 비문에도 들어간다. 세월이 약이란 말이 실감난다. 이제 60년이 지나 터놓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반(半)통일은 된 셈이다. 사형선고 받은 이의 아버지 묘비제막에 축사도 있었다. 이게 역사이다. 윤상, 희택, 희창은 울분을 잘 참아 큰 그릇임을 보여 주어 완주의 자랑이 되어간다. ‘6?25전쟁 납북자신고’ 등 제대로 풀려간다. 다만 개인을 포함해 베트남?중국과도 하는 화해와 용서가 남북 간에는 왜 이렇게 어려운가. 11월15일 고흥류씨 일문9의사 훈공 31년 추모 행사를 성대히 거행한다. 역사 공부 따로 없다. 군민들 이런 식전에 나오면 인식이 저절로 높아진다. /이승철=국사편찬위/史料조사위원(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09: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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