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따른 자연과 인체의 정상적인 변화에 의하면 매년 봄철에는 새롭게 기운이 태어나서 여름에 성장하여 무르익고 가을철에 이르면 그 기운을 거두어들여 겨울 내내 갈무리하게 됩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 왔다는 것은 즉, 나아 자라고 성장하는 시기에서 거두어들이고 저장하는 시기로 바뀌었음을 의미합니다. 가을은 오행(五行) 중 金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계절로서,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의 오장(五臟) 중에서 폐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 외 코, 인후, 대장, 피부 등의 인체 부속기와도 관련지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을철에 건강상 문제가 생기면 위에서 열거한 부위들과 관련된 질환이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을에는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의 외부 기운 중 조(燥)한 기운이 우세해지는데, 폐는 ‘폐오조(肺惡燥)’라 하여 건조함에 특히 취약합니다. 또한 늦가을로 갈수록 한기(寒氣)가 심해지므로 이로 인해 감기, 기관지염,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이 잘 유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조함을 방지하고 찬 음식이나 추위를 피하는 것이 가을철 건강관리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호흡기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가습기를 적절히 사용하여 실내 습도를 조절하고 수분을 수시로 섭취하며 보온에 신경 써야 하겠습니다. 또한, 한의학에서 피부는 ‘폐주피모(肺主皮毛)’라 하여 피부와 폐의 관계를 강조하였습니다. 피부는 몸 바깥의 사기(邪氣)로부터 신체를 방어하는 보호막인데, 폐와 마찬가지로 피부 역시 건조해지면 그 기능을 올바로 수행하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피부가 건조한 상태에서는 가려움증뿐 아니라 방어력 저하로 인해 각종 질환이 잘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바디로션, 보습제 등을 발라서 직접 관리하는 것도 좋겠지만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여 체내 수분의 고갈을 미리 방지해야 합니다. 한편 가을에는 모든 생물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워 기운을 축적하기 때문에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식욕이 좋아짐에 따라 과식하기 쉬운데,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동맥 경화증이 있는 경우에는 지나친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고 비만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가을과 대장의 관련성을 볼 때 과식으로 인하여 복통, 설사, 위장병 등이 악화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 음식 조절, 약물 복용 등을 통해 성인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합시다. 폐는 ‘폐주기(肺主氣)’라 하여 우리 인체의 기를 주관하는 장기입니다. ‘기일즉체(氣逸卽滯)’ 즉, 너무 안일하고 게으른 생활을 하면 기의 순행과 작용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가을철은 일년중 야외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 중 하나입니다. 기온도 적당하거니와 야외 활동이 어려워지는 겨울철을 앞두고 미리 야외에서 충분히 몸을 움직여서 기가 원활히 순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적절한 야외 활동으로 건강도 챙기고 살도 빼는 1석 2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기운을 수렴하는 가을의 특성상, 평소 땀을 흘리면 금세 지치는 분들은 지나친 운동으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려서 기가 소모되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분들은 낮은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 좋습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가을 하늘을 만끽하며 가벼운 야외 활동으로 건강한 가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정선미 (완주요양병원 한방3과 원장)
최종편집: 2025-08-14 03: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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