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덥던 여름이 가고, 하늘이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찾아왔다. 이 아름다운 가을에 봉동초등학교 교장으로서 새롭게 시작하게 되어 기쁨이 크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봉동초등학교를, 학생과 교사가 즐겁고 교육공동체가 만족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져본다. 교장실을 잠시 벗어나 학교 주변을 돌아볼 때면 한 손은 짝꿍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은 자동차를 향해 번쩍 치켜든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한 손을 건성으로 치켜든 채,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장난스러운 발걸음을 옮기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보며 미소가 절로 밴다. 나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던가? 지나간 세월을 더듬어 보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선생님과 짝꿍은 있었지만 자동차는 보기가 어려운 시절이었다. 어쩌다 자동차를 마주하게 되면, 코를 벌름거리며 뒤꽁무니를 쫓아다니곤 했다. 그런데 지금 21세기는 지식 정보화 시대로 너무나 복잡하고 다변화되어가는 사회에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다. 지식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삶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자녀들을 어떻게 기를 것인지, 나름대로의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기르자. 자기 주도적 학습력이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요즘은 자녀들의 학원 스케줄부터 대학 수강신청까지 엄마들이 모든 것을 대신해주고 해결해주는 웃지 못할 세태다. 오죽하면 헬리콥터처럼 아이의 주변을 한시도 떠나지 못하고 빙글빙글 돈다고 해서 ‘헬리콥터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겠는가. 지나친 간섭이나 보살핌은 자녀들이 세상을 살아갈 힘을 기르는데 오히려 독이 된다. 둘째, 준비하는 사람이 되자. 이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며,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일이 생기고 나서 그 때 준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흔히 누구에게나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한다.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은 기회가 언제 왔다가 갔는지도 모르고, 설령 왔다간 것을 알았다 해도 그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삼베주머니 속에 든 금침처럼 언제나 반짝이는 사람이 되자. 셋째,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자. 이 세상은 혼자는 살아 갈 수가 없다. 항상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최근 학교폭력 및 왕따 등 학교현장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뛰어난 학업성취도도 중요하지만,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학생이 팀을 이루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인 협업 문제해결 능력이 새로운 평가방식으로 추가된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리더로 성장하는 데는 배려하는 마음이 필수적이다. 넷째, 인사를 잘 하는 사람이 되자. 기본생활의 근본은 인사다. 出必告之 反必面之(출필고지 반필면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인사가 하는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들다. 당신의 자녀는 어떤지 한번 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인사를 잘하게 되면 자연스레 어른을 공경하게 되며, 자신의 몸가짐도 바르게 가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겸손하고 올바른 생활을 하게 된다. 다섯째, 책을 읽는 사람이 되자.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책 읽는 소리라는 말이 있다. 스티븐 잡스는 ‘초등학교의 작은 도서관이 오늘날의 나를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많은 책을 통하여 여러 저명인사들이 자녀를 기르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필자 또한 몇 가지를 들었다. 모두 옳은 말일 것이다. 어떤 의견을 맹신하기 보다는 내 자녀의 성향과 부모의 철학, 미래사회의 변화 등을 조화롭게 반영하여, 자녀가 원하는 것을 먼저 귀담아 듣고 함께 대화하며 선장의 돛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부모가 되기를 바란다. /김영수 =봉동초등학교장
최종편집: 2025-06-24 1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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