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觀光)’의 옛날 뜻은 ▲‘과거 보러 감’이고 ▲한편으로는 ‘다른 나라 문물 제도를 보러 가는 것’이었으며 ▲지금은 자동차 타고 두루 ‘구경’ 다님을 말한다.
시골 사람이 객지에 나갔다가 ‘돌아옴’을 한자로 ‘환(還)이냐?’, ‘귀(歸)냐?’ 묻는데 이 맞다.
밖에 나가 잘 되어 고향에 돌아오면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 해서 환대하지 않았나? 집집마다 환갑(還甲)이란 말을 쓴다. ‘귀농(歸農)’은 어딘가 어색한 표현이니 알고 써야한다.
타관에서 만난 사람끼리 제 고향으로 간 경우가 ‘귀향’이요, 농촌으로 갔으면 이게 ‘귀농’이다. ‘온 것’과 ‘돌아 간 것’은 엄연히 다르다.
대형 버스 타고 나서면 ‘술’ ‘노래’ ‘춤’판이라 경찰관의 단속 대상이 되는 경우가 흔한데 2013년 7월 2일 아주 색다른 나들이를 보았다.
흔히 말하는 ‘관광’이나 ‘방문’이 아니라 애국자를 보러 가는 여행이니 ‘탐방(探訪)’이 바른 표현일 것이다.
제 자리로 돌아와 내릴 때까지 위의 세 가지는 없었고 오직 해설과 이해를 돕는 설명만이 명료했다.
△전라남도 보성군 문덕면 서재필 박사 기념공원에 갔다. 조선 말-일정시대-해방정국-정부수립-그 후까지의 150년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명소이다.
△행선지를 조정해 고경명 의병장을 모신 광주 ‘포충사(褒忠祠)’에 갔다. 세도가는 물론이고 왕비, 임금도 이겨낸 흥선대원군이 전국 서원을 없앨 때 남긴 사당이다.
고경명은 임진왜란 중 본인과 두 아들이 죽었다. 무등산 충장사(忠壯祠:김덕령 배향)도 들렸다.
사장과 노인, 기관장, 종교인, 부인이 애국자를 찾아 단일에 세 사당을 답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고향에 돌아온[還鄕] 환농(還農)자 ‘민들레 포럼(대표 유희태)’의 고뇌에 찬 선양사업을 이해하는 지방 광복회의 관심이 다소 엿보여 세상 변하는 징후라 해석한다.
출향인이 그냥 서울에 눌러 산다면 이런 탐방 이뤄지겠나. 풍광, 깊은 뜻, 좋은 내용, 인심, 맛이 오만한 편견을 바로 잡아주었다. 보고 느낀 선행학습이 ‘일문구의사선양사업’에 잘 반영되어 큰 진전 있기를 바란다.
/이승철=국사편찬위/史料조사위원(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