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무슨 일을 하세요?”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만나거나, 관계를 시작하게 되면 대부분 직업을 물어 보게 된다.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게 되면 보다 쉽게 친근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업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기도 하며, 때론 평가를 받기도 하다. 그만큼 직업은 중요하기도 하지만 사실 직업생활은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기도 한다. 하루 24시간 중 직업 활동 시간은 평균 8시간. 출퇴근을 포함한다면 9시간 정도를 사용한다. 잠자는 7시간, 샤워와 식사, 휴식 등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4시간을 제외하면 대다수 직업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니 직업 생활이 불행하면 인생 자체가 불행해 질 수 밖에 없다. 직업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면 직업을 어떤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직업에 대한 영어 표현은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Job(잡)’은 생계를 위한 노동을 의미한다. 직업을 Job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일하는 것 자체가 노역이다. 이런 사람에게 가장 힘든 날은 일요일 저녁이다. 월요일부터 돈을 벌기 위해 힘들게 일해야 하는 생각이 드는 일요일 저녁은 가장 두렵고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직업을 단순히 돈을 버는 일로만 생각하니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은 보일 리가 없다. 다음으로 ‘Career(커리어)’이다. Career는 일반적으로 경력이라고 번역되는데, 단어의 어원을 보면 움직이는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직업을 Career로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현재 일을 또 다른 성공을 위한 하나의 발판 수단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직업을 통해 명예를 얻거나 인정 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Job 보다 한 차원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직업을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점은 같다. 마지막으로 ‘Vocation(보케이션)’이 있다. Vocation의 어원은 하늘의 소리를 의미한다. 대다수 종교에서 사용하는 소명, 천직과 같은 의미이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소명, 천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일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러니 열정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다. 일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게 된다. 베스트셀러였던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그의 책 ‘몰입(Flow)’에서 이를 플로우(Flow) 즉 ‘삼매경’이라 표현하고 있다. 자신의 일에 삼매경에 빠지면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막힘없이, 거침없이 흘러가는 상태가 된다. 사람은 삼매경에 빠지면 빠질수록 더욱더 그 상태를 추구한다. 삼매경에 빠지면 배고픔도, 지루함도, 피로감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런 삼매경이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아실현을 이루게 된다. 정신의학자 융(Jung, Carl Gustav)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그것을 할 때 자아실현을 이루게 된다고 하였다. 위의 직업에 대한 의미를 정확히 설명해 주는 일화가 있다. 어떤 사람이 한창 건물을 건축 중인 공사장을 지나다가 3명의 인부를 보았다. 그는 첫 번째 인부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그러자 첫 번째 인부가 대답했습니다. “일당 받는 잡부요” 잠시 후 두 번째 인부에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두 번째 인부는 “벽돌을 쌓는 중이요”라고 대답하였다. 이후 마지막 세 번째 인부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세 번째 인부는 “저는 지금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첫 번째 인부는 벽돌 쌓는 일을 Job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두 번째 인부는 Career로 생각하고 있으며, 마지막 인부는 Vocation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같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 문제는 환경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현재 자신이 하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태도와 관련되어 있다. 보잘 것 없어 보이고, 수입도 작고, 지저분하고, 힘든 일을 하고 있는 환경은 쉽게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그 일을 어떤 의미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전적으로 자신에 달려 있다. 이 세상에는 2,500여개의 직업의 종류가 있다. 이중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직업은 하나도 없다. 모두 함께 사는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 그 누군가를 위해 일하면서 나도 함께 살게 되는 것이다. 직업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만들고 싶은 희망이 있다면, 삶의 의미를 찾고 싶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찾고, 지역 공동체를 위해 더욱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김성진 =완주군장애인복지관장
최종편집: 2025-06-24 10: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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