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천곡단지(泉谷壇誌)》를 보는 사람이 유리할 것이다. 이 책 모두를 읽으라는 게 아니라 17∼19까지 세 쪽만 살펴보면 도움이 되고 혹 지더라도 체면이 설 것이다.
임윤성 선생은 62세에 거창현감을 했는데 ▲관직 받는 자세 ▲내가 왜 필요한가 ▲국민 이끌 목표 ▲민생에 대한 각오 ▲사람의 가치 ▲자신의 확고한 철학 ▲국민 설득 논리 ▲실천사례가 명료하다. 가장 인상적인 말은 ‘불괴천(不愧天) 불괴인(不愧人)’ 즉 ‘하늘과 사람을 보고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신념이다. 종교인이 죄짓고 지식인이 법망에 걸려드는 이 판국에 가장 가당한 말씀이다.
천곡사에 배향된 임윤성(1548.4.20∼1608.11.7)선생은 고산면 서봉리 관동 태생이다.
이율곡 선생을 뵙고 ‘중용과 대학’에 관한 학습서를 보이자 ‘용학문답’이라 이름 하였다.
이에 앞서 율곡은 “박식함이 가히 ‘성인군자’인데 늦게 만나 아쉽다”고 하셨다. 우주인 황양규 씨 말에 의하면 사람 중에 ①머리 좋고 부지런한 자 ②머리 좋고 게으른 자 ③머리 나쁘고 부지런한 자 ④머리 나쁘고 게으른 자가 있는데 ①은 모시기가 까다롭고 ②가 가장 좋은 편이며 ③은 일 잘 저지르고 ④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 부채 900조, 공기업 500조 빚(합 1,467조:실감 나지 않음/임승룡는 아는 사람이 없다함, 민간부채 제외)시대에 큰소리 빵빵치는 기관장들의 허사를 분간할 줄 알아야 한다.
옆 사람이 읽어주는 상장(표창장)이나 건네며 악수하는 무의식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어른들이 얕잡혀 보임은 젊은 층보다 정보력이 약하고 자기를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임윤성 선생은 반 년 만에 칭송이 거리를 덮었고, 이웃 고을에 까지 퍼져나갔다. 호가 숙계며 고산면서봉리 신덕에 묘가 있다. 한문책 《단지》를 읽기 쉽도록 작업 중이라니 장한 일이다. ‘불치하문’ 몰라 물어봄은 수치 아니다.
선거 때마다 ‘야! 저 사람 좀 봐!’ 유권자들이 보고 짜증낼 사람이 나오면 아니 된다.
/이승철=국사편찬위/史料조사위원(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