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은 수 십 가지이므로, 이 중에서 어떤 질환이 치매의 원인이 되고 있는지를 밝히는 과정(진단과정)은 치료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며 치매의 진단과정은 다음의 세 가지 단계를 밟게 된다. ===================== ■첫째, 자세한 병력 조사 ===================== 병력조사란 언제부터 증세가 시작되었고, 어떤 증세가 주로 나타났으며, 지금까지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자세히 알아보는 과정을 말한다. 첨단 기계를 사용하는 검사과정 보다 실은 이런 문진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며, 일단 증상에 대한 전반적인 파악이 되면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 혹시 있는지의 여부도 묻게 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체중의 급격한 변화, 과거의 신체 질환들, 뇌 손상 여부, 알코올이나 다른 약물에 대한 중독 여부 등이 정확한 진단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 ■둘째, 직접 진찰하는 과정 ======================= 이 과정은 신체검사, 신경학적 검사, 정신상태 검사 등 세 가지로 이루어지는데, 혈압, 체온, 맥박 등의 측정과 전신의 각 부분에 대한 진찰을 하고, 이어서 감각, 운동 신경이나 근육의 위축, 보행능력, 반사운동 등 각종 신경학적 기능도 평가하게 된다. 정신상태 검사는 우울증과 불안, 공포증, 망상 등의 정신현상을 평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 ■셋째, 검사실 검사 과정 ===================== 이렇게 위의 두 과정을 거친 후, 대부분의 경험 많은 치매 전문가들은 환자가 치매를 앓고 있는지의 여부, 또 치매가 있다면 어떤 종류의 치매인지를 개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세 번째 과정, 즉 각종 검사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검사 과정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되며 신체질환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실 검사, 뇌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신경인지기능 검사,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보기 위한 뇌영상 검사이다. △검사실 검사 검사실 검사에는 혈액검사, 가슴 X-ray 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등이 포함되며 기본적인 혈액 검사로 중요한 신체기능을 평가하고, 매독반응, 갑상선 기능, 비타민 결핍 여부 등도 조사하게 된다. 가끔은 뇌의 감염 등을 확인하기 위해 뇌척수액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뇌파 검사를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신경인지기능 검사 이 검사는 전담 신경심리학자가 여러 검사 도구를 이용하여 시행하게 된다. 기억력, 언어능력, 공간 파악능력, 집중력, 사고능력 등 뇌의 지적인 능력을 평가하고, 불안ㆍ초조나 우울증과 같은 정서상태도 평가하는데, 길게는 4~5시간이 소요되기도 하므로 하루에 다 하지 못하고 여러 날에 걸쳐 검사를 하는 수도 있다. 이렇게 자세한 신경인지기능 검사를 하면, 환자의 기억력 감퇴가 치매의 초기 증상인지, 나이 들면서 생기는 건망증의 종류인지 구분할 수 있다. △뇌촬영 검사 뇌 촬영은 치매 진단에 많은 도움을 주는 매우 유용한 검사이며, 이 중에서 CT와 MRI가 뇌의 모양을 알아보는 검사라면, PET와 SPECT는 뇌의 기능을 측정하는 검사이다. 요즈음은 MRI를 많이 활용하는데, 사진이 세밀하여 미세한 변화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PET나 SPECT는 뇌의 모양을 보는 데에는 CT 나 MRI보다는 못하지만, 신경세포가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지, 그 기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치매의 조기 진단에 도움을 준다. ====================================== ■진단이 내려지고 치료를 시작한 이후의 과정 ====================================== 치매 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질병의 경과에 따라 재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우선, 치매의 진행 도중 신체 상태가 급속히 변화하는 경우인데 노인들의 경우는 신체의 면역기능이 약해 감기가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으로 진행하기도 하고, 대수롭지 않은 낙상으로 골절을 입기도 하는데, 환자들은 자신의 상태에 대한 호소를 잘 하지 못하므로, 신체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나서야 주변에서 알아차리는 수가 많다. 따라서 요즈음 들어 잠을 잘 못 잔다거나, 식사량이 급격히 감소했다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수가 부쩍 늘었다던가 하는 경우에는, 다른 신체적 문제가 병행되고 있지는 않은지 검사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두 번째의 경우는 약 6개월~1년 간격의 주기적인 평가로써 원래 없던 당뇨나 고혈압을 나중에 확인하게 되는 수도 있으며, 인지기능의 감퇴도 어떤 경과를 보이고 있는지 평가해야 현재의 치료가 효과적인지 또는 다른 약물로 교체할 필요는 없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