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28년(1752)이니 260여년 전 이야기이다. 부교리 윤광찬(尹光纘)이 임금께 올린 글에 『근년 들어 염병으로 간 백성이 몇 10만이요 △악질로 죽은 소가 몇 만 마리며 △관북엔 쥐떼가 심상치 않고 △호남서는 벌레가 득실거리며 △서울에선 범과 표범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비상지변’이 일어나고 있는데 △조정에서는 쓰잘 데 없는 말들이 들끓어 밖으로 새어나고 △요행히 과거에 든 벼슬아치들은 서로 직위를 더럽히며 △권력자 즉 재상 문전에는 사인(私人) 천여 명이 에워싸는 등 기괴한 일이 수 백 가지이나 그 모두 다 적을 수가 없습니다.《조선세기》』 지금 이 세상도 겁이 난다. 호랑이, 벌레, 쥐는 잡으면 되고, 병은 고치면 해결되지만 사람들이 걱정이다. 영·호남문제, 남북문제, 빈부격차, 사교육비, 실업자, 저출산, 고령화, 자살, 노사문제, 당쟁, 전세 값, 체면불고 저지르는 이기주의가 어서 청산 돼야한다. 양편 중간에서 말을 건네면 받아들어야 하는데, 양보 없고 집안끼리도 숭조돈종을 거추장스럽게 여기며, 동창생끼리 대화 없는 친구가 있다. 배려 받는 자는 계속 더 달라 손 내밀고, 입에 미사여구 달고 살면서도 나라 빚 900조원(한겨레)[개인 빛 포함하면 2,300조]이 최대 적이란 걸 내놓고 걱정하는 사람 드물다. 갈 데까지 가 죽자는 것인가? 절약, 저축, 규모 있게 살자는 풍토는 보기 어렵고, 통한과 분로에만 휩싸여, 1944년 겨울철 유난히 추워 보리가 모두 얼어 죽었다는 사실을 아예 아는 사람이 없다. 어른들은 엉뚱한 생각들을 다독거릴 줄 알아야 한다. 내년 6월이면 지방선거 투표권 가진 사람이면 모두 어른이다. 교역자, 정치인, 지식인이 서로 경성해야 한다. 주변에는 ‘길을 두고 모[山]로 가는 사람’이 워낙 많아 어른 어버이 노릇하기가 겁나는 세상이다. 8일 오늘이 어버이날이라 한 마디 해 둔다. /이승철=국사편찬위/史料조사위원(esc2691@naver.com)
최종편집: 2025-06-24 06: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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