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의결기관인 의회는 지역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의원들을 구성원으로 성립된 합의제 기관이다. 이 의회의 역할은 다른 지역과는 대동소이의 차이가 있겠으나 한 지역의 의회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기관이다. 의회는 또 의결기관이기도 하며, 입법기관이고, 집행감시기관의 성격을 갖는다. 의회의 구성원인 의원들은 해당 지역을 대표하며, 의결권과 행정사무 감사 및 조사권, 서류제출 요구권, 청원의 심사·처리권, 선거권 등을 가지고 있다. 완주군에는 완주군을 대표하는 완주군의회가 있다. 하지만 요즘 완주군의회를 바라보면 한쪽 귀를 막고 한쪽 눈을 감은 절름발이 의회로 비쳐져 씁쓸하다. 현재 완주군에서 가장 큰 이슈는 완주·전주 통합이다. 이번 통합은 지난 2009년 때와는 달리 정부의 지방행정체제개편과 행정의 자율통합 정책으로 행정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4월 30일 전라북도 지사와 전주시장, 완주군수 등 3개 자치단체장이 통합을 공동건의 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많은 주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번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해서도 완주군 주민들은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의 완주군의회는 어떠한가. 지난 2월 반대특위를 구성하고 통합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반대특위 구성도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한다. 절차상의 하자는 제처 두더라도 완주군을 대표하는 대표기관의 의원들이 통합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천명한 것은 절대 다수의 완주군민들이 완주·전주 통합을 반대하고 있어야 민의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 맞다. 헌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완주·전주 통합의 찬성을 목청껏 부르짖는 찬성측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이들도 지역에서 통합의 당위성 등을 주민들에게 알리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완주군의회에는 통합과 관련해 반대특위만 존재하고 찬성특위는 없다. 결과적으로 오늘의 완주군의회는 통합을 찬성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저버린 것이란 말밖에 되지 않는다. 찬성측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는 의회가 진정 중립적인 자세로 소신껏 활동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주 188회 완주군의회 임시회가 있었다. 이 임시회의 안건 중에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완주군 농업발전기금 설치 및 운용·관리 조례안’ 심사였다. 이 조례안은 전라북도와 완주군 그리고 전주시가 함께 조성하기로 한 농업발전기금에 대해 집행을 위한 첫 단추이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조례안은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한 상생발전사업으로 전라북도, 전주시, 완주군이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개년 간 각각 150억원씩 출연해 농업발전기금 1000억원을 조성하고 완주군 농어업 및 농어촌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질 계획이었다. 특히 완주군은 지난해부터 ‘완주군 농업발전기금 설치 및 운용관리 조례’를 제정하기 위하여 조례안을 만들어 입법예고를 거쳐 조례규칙 심의를 통과한 후 지난해 완주군의회에 두 번이나 조례를 제출했지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됐었다. 두 차례의 쓴 고베를 마셨던 완주군은 그동안 농민들의 의견과, 의회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조례안을 다시 마련해 행정절차를 거쳐 이번 제188회 완주군의회 임시회에 제출했지만 심사결과 보류안건으로 처리하고 예산결산 위원회에서도 수정예산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농업발전기금 450억원을 전액 삭감시켰다. 이와 관련해 적지 않은 주민들과 농민들은 “의회의 횡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민들은 “완주군 내 주민들 가운데 30%가량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농업발전기금은 한미FTA를 비롯해 다가오는 한중FTA에 맞서 농업경쟁력 제고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런데 완주군의회는 농민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나 현재의 농촌현실을 보면 한미FTA로 인해 미국산 오렌지가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어 농민들은 과일값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여기에 한중FTA가 발효되면 물량으로 승부하는 중국산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에 밀려 우리나라의 농업 현실은 더욱더 어려워 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현실에서 농업발전기금은 농민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었는데 현실은 아쉽기만 하다. 의회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된다. 그 이유는 누구보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민의를 대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주군의회는 군의회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오는 “군민에 의한, 군민을 위한 완주군의회, 우리에게는 군민 여러분이 소중합니다.”란 문구를 다시 한 번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임태호 취재팀장
최종편집: 2025-06-24 06: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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