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에 향교는 각각 하나뿐, 교회는 2,000 군데도 넘을 것이다. 양쪽이 가깝게 지내기 바란다.
기독교 측에서 ‘한국인의 하늘 정신’을 이해하면 전도가 쉽고 권유받는 사람도 편할 것이다. “천당 가려면 예수 믿어라” 이렇게 직선적으로 말하면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원래 한국 국민에는 ‘하늘 정신’이 깔려있다. 그 동안의 유교사상과 지금의 기독교가 아주 반대되는 이념이 아니며, 극복대상도 아니다. △부부가 잘 만나 사이좋게 살면 ‘천성(天成)배필’ △부모형제의 관계를 ‘천륜(天倫)’ △벌 가운데 가장 무서운 벌이 ‘천벌(天罰)’이다. △자기의 타고난 성질을 ‘천질(天質)’이라 하고 △초보자의 한자교본《천자문》첫 자가 ‘하늘 천(天)’이며, 부모의 죽음을 ‘천붕지통(天崩之痛)’이라 했다.
‘하늘’의 존엄한 가치를 거역하면 절대 아니 되는 존재로 알고 살아 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렇거늘 교역자나 해마다 5천 명씩 나오는 신학도가 ‘하나(느)님’을 오직 히브리이나 이스라엘 사람만이 알았고, 그들만이 선택받은 민족인양 쉽게 말할 일이 아니다.
우교당 구치용은 천주교가 들어오기 훨씬 전 17세기의 학자인데 그 시에 “…만사개유명(萬事皆由命:(모든 일 운명에 달려있어) 황천형조임(皇天炯照臨:밝은 빛 비치는 황천에 다다르리)…” 이렇게 읊었다. 구대우는 “복과 수 모두 하늘에 매어 있고, 하늘에서 지위도 사람에 비롯됨이 아니니 얻고 싶으면 하늘에 구하라(福壽在於天, 天爵位 由乎人 可求而在於天者)” 이런 말을 했다.
설교 중 의사가 최고 출세한 사람으로 표현하면 성도들이 존다. 의사는 원래 인술로 생명을 이어주는 선인이지 돈 버는 사업가 아니었다.
우리 국민은 원래 ‘천존민애(天尊民愛)’ 민족이다. 나를 모르고 남만 보는 외짝 눈을 가지면 여러 사람 오래 고생시킨다. 잘 누리고 지낸 사람일수록 ‘남더러 서운타 하지 말고’, ‘바라지 말아야’ 진짜 사랑이다.
31일이 부활절이라 한 마디 해 둔다.
/이승철=국사편찬위/史料조사위원(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