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근본이란 무엇일까. 무릇 사람들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인 ‘의·식·주’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식’인 먹는 일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일, 그것이 바로 농사일 이다.
이 일에는 사명감이 따른다. 특히 요즘같이 참살이 열풍으로 인해 건강에 민감한 시기에는 많은 사람이 좋은 먹거리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눈앞의 욕심으로 인해 이 사명을 저버리기도 한다.
여기 경천에 대승농장이 있다. 이 농장에서는 곶감과 복분자, 대추, 오디 등이 생산된다.
다른 곳에 큰 광고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 농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바로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천혜귀감으로 유명한 대승농장의 주인인 송명운(57)·강이순(52)부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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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부부의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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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운 사장과 부인 강이순 씨는 같은 경천면 출신이다.
함께 가천초등학교도 졸업했다. 물론 송사장이 선배다. 성장할 때 까지 줄 곳 경천면에서 살았던 두 사람은 특별한 인연은 없었다.
송 사장이 이발 기술을 배워 경천면을 잠시 떠났을 때에도 부인 강이순 씨는 경천면에 있었다.
외지에서 돈을 벌었던 송사장은 고향이 항상 눈에 밟혔다. 그러다가 외지 생활을 접고 미련없이 고향인 경천면으로 내려왔다.
이때부터 송사장의 농사일이 시작됐다. 처음에 아무것도 없었던 송사장은 남의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는 소작농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부인 강씨를 만났고, 이둘은 사랑을 키워 결혼에 성공했다.
그 때 당시 연애결혼을 한 셈이다.
결혼을 하고부터 송사장의 가정은 점점 자리를 잡아 가기 시작했다.
돈을 모아서 작은 농지를 구입했고, 그 옆으로 땅을 넓혀갔다.
“결혼을 하니까 집사람이 복덩이 여서 그런지 기반이 잡히기 시작했지요”
이렇게 아끼고 아껴서 농토를 구입한지 15년 가량이 되던 무렵 두 부부는 현재의 대승농장을 만들었다.
“지금생각해보면 운명처럼 농사일을 시작한 것 같아요” 두 부부는 일 년을 하루같이 함께 일했고 함께 웃으며 현재 1만여평의 대승농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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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믿음이 없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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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부부는 10년전부터 복분자를 기르기 시작했다. 복분자에서 많은 돈이 발생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완주 8품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경천의 자랑인 대추농사도 지었다.
아울러 완주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가에게 보급사업으로 시작한 ‘대핵무’ 감나무도 식재했다.
자투리땅에는 취나물(400평)과 딸기(600평)도 길렀다.
대승농장에서는 생산 안되는 농산물이 없을 정도였다.
많은 시간을 농사일에 매진했고 그 만큼 두 부부의 통장잔고도 날로 쌓여갔다.
그러다 1990년경에는 충남 금산에 대추 직판장을 열었다.
“처음에는 15kg들이 대추 140상자로 시작했지요. 왜냐면 농사를 아무리 잘 지어도 판매가 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직접 소비자들에게 좋은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직판장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직판장에서 많은 돈이 발생할 때도 두 부부는 농사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그 이유는 본인들이 생산한 좋은 농산물만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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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있었지만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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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직판장에서 많은 돈이 벌릴 때 당시 부부는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두 부부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일이 터졌다.
13년 동안 믿음으로 장사를 했기 때문에 외상으로 물건을 업체들에게 많이 줬다. 하지만 그 돈이 결국 회수 되지 못했고 그 때부터 두 부부에게 ‘시련’이란 두 글자가 찾아왔다.
그 때를 부인인 강이순씨는 “많은 돈을 떼이고 제가 복분자 밭에서 울고 있을 때 길을 지나시던 어르신께서 ‘죽을 힘있으면 그 힘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다시 마음을 잡고 죽으라고 일을 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일념으로 두 부부는 더 열심히 노력했고 연시용 감나무인 대핵무를 연구해 곶감으로 생산하는 일을 했다.
그 이유는 대핵무에서 열린 감은 연시용으로 당도가 높고 크기가 크며, 안에 씨가 없었기 때문에 곶감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6년의 연구 끝에 송사장은 대핵무에서 열린 감을 곶감으로 만드는데 성공했고 그 곶감은 (사)한국농업경영인이 주최하는 제15회 전국으뜸농산물전시회에서 명품감 금상을 수상하며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또한 완주군으로부터 여성CEO사업을 지원받아 복분자즙 가공식품허가를 받았고 천혜귀감이란 상표등록을 완료하고 이 복분자즙을 특허로 등록했다.
이때부터 두 부부의 인생 2막1장이 시작됐다.
“완주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특허와 상표를 등록한 이유는 농산물도 소비자에게 신뢰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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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과 남편에게 차한대 사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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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부부의 믿음의 원칙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안겨줬고, 한번 대승농장의 물건을 접한 소비자들은 다시 한 번 농장의 물건을 구입한다.
송사장은 “농산물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으면 안됩니다. 그러니까 다른 상품보다 더 노력해야 합니다. 고품질의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니 자부심도 생긴다”고 말했다.
대핵무 곶감이 결실을 맺기까지 남은 기간을 물어본 기자의 질문에 송사장은 “앞으로 10년”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핵무 곶감은 현재 전국에 없고 더 연구해야 한다”며 겸손해 했다.
마지막으로 송사장은 “집사람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라며 “오늘의 대승농장이 있기까지는 집사람의 도움이 컷다”며 부인 강이순씨에게 공을 돌렸다.
부인 강이순씨는 현재 작은 소망이 있다. 남편과 함께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작은 집을 짓는 것이다. 그리고 작은 차한대를 사서 남편과 함께 가까운 여행이라도 다니고 싶다.
강씨는 “남들은 그렇게 돈을 벌어서 어디에 쓰냐고 하지만 아직 빚이 남아 있어서 호사스러운 생활은 못하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두 부부는 “흙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흙에서 행복을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두 부부가 운영하는 대승농장의 신뢰와 믿음의 경영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