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했던 보릿고개의 굶주림과 배고픔에서 벗어나, 식량자급을 이룩한 ‘70년대의 녹색혁명은 인디카 계통의 다수확 신품종개발이 큰 몫을 담당했다.
그러나 신품종개발에 못지않게 다수확을 가능케 한 기본요인은 비료와 농약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增産이 미덕이었던 당시에는 비료를 많이 주어 작물의 왕성한 체성장을 유도하고, 이병체질화로 연약하게 웃자라 병에 많이 걸리게 되면, 정부에서 주도하여 “공동방제”, “일제방제”라는 슬로건아래 방제기간을 정하여 엄청난 농약을 뿌려야 했다.
심지어는 농협의 농약수급상황을 주기적으로 분석하여 농약이 적게 공급된 지역은 방제가 소홀한 취약지역으로 지적되어 행정지도를 강화하기도 했던 때가 그리 멀지 않은 70년대이고 보면, 날로 급변하는 농업여건의 변화에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후 국민의 생활수준이 점차 나아지면서, 친환경농산물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가족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붐을 타고, 무농약 농산물이나 유기농산물을 선호하는 식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므로써, 70년대의 일방적인 완벽방제의 개념도, 농약을 적게 쓰는 경제적 최소방제와 생물농약방제 등 지속가능한 방제개념으로 빠르게 전환 되었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친환경농업이 꾸준히 확산되어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이처럼 현대농업에서 농약이나 비료, 제초제 등 현대농자재를 부정하는 농업이 원시농업으로의 회귀라고 말할 수 없듯이, 텃밭에서 농약 덜 쓰고 가꾼 청정 농산물이 시장에 팔 수 없는 천덕꾸러기가 아닌 “로컬푸드”라는 이름으로 로컬푸드직매장이나 건강밥상 꾸러미배송을 통해 도시가정 식탁을 채워가고 있는 모습도, 이젠 낯설지 않은 양심농업과 도덕농업의 상징으로써 농산물유통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로컬푸드사업이 도시소비자의 각광을 받으면서 인지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완주 로컬푸드에 거는 기대가 무너지지 않도록 항시 초심을 잃지 않고, 안정된 식자재를 공급할수 있는 지역사회의 합의와 생산여건을 조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완주 로컬푸드는 고향의 부모님이 도시자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가꾼 신선농산물이라는 믿음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비료나 농약 안전성을 담보할수 있는 양심농업, 도덕농업을 확실하게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완주 로컬푸드” 라는 이름을 달고 출하된 농산물이 단 한점이라도 농약 안전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소비자로부터 하루아침에 외면을 당하는 사태가 닥쳐올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에서는 친환경농산물이 범람하는 농산물시장에서 우리 로컬푸드 농산물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차별화하기 위해서 ‘로컬푸드통합인증시스템’을 구축하여 금년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부터 분석인증 업무를 전담하기 위하여 첨단 정밀분석장비 24종을 추가로 도입, 설비를 완료하고 농약잔류량을 정밀분석할 전문인력 확보와 함께 현장심사 인력에 대한 전문교육도 마친 상태로 농약 잔류량 분석은 물론, 수질, 중금속, 토양분석과 축분액비 분석 등 전반적인 분석이 가능하게 되어 보다 폭넓은 현장지원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로컬푸드농산물로 인증을 받기위해서는 인증신청서와 로컬푸드교육 확인서, 토지대장 등 구비서류를 갖추어 농업기술센터 인증지원팀에 신청하면 인증심사원이 현장을 확인하고, 토양·농작물·용수 등 시료를 채취하여 정밀분석한 후에 인증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과를 통보하게 된다.
앞으로, 로컬푸드직매장이나 꾸러미 농산물, 공공급식용 식자재 등 완주로컬푸드로 출하되는 농산물은 연차적으로 “완주군 로컬푸드통합인증”을 모두 받도록 할 방침이기도 하지만, 농산물의 판로확보와 소득안정을 위해서도 로컬푸드인증은 꼭 필요한 절차가 되었다.
이제 소비자의 신뢰가 없는 농산물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복기= 완주군농업기술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