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天燈山(천등산)아
하늘에 오르려고, 오르려고 솟아났더냐
운주(雲洲)골에 천등산아!
어디라고, 어디라고 하늘은 끝이 없어
희다희다 못해 쪽빛인 것을
그러기에 흰 구름 먹구름들이
제멋대로 이리저리...
땅과 하늘의 순리(順理)는
있는 듯 없는 듯 무궁무진 하다는데
천등산아, 천등산아!
천년을 두고 만년을 두고
소나무 회나무 가슴팍에 끌어안고
비바람 서리바람 받아넘기며
어깨너머로 중허리 머무른 안개구름
작지만 하늘과 땅의 아우름이거늘
그 신비 중턱에는 산짐승 열매나무
밑자락에는 온갖 푸성귀 키워냈으니
이게 좋아 산새 들새 노래한다
천등산의 보람이리니
이를 보듬어 안고 오순도순 살라리
하늘 우러러 살라리랐다
/전우봉 (81·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