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래내 시장을 걷다가 좌판을 놓고 앉은 할머니에게 고구마를 샀다. 그러면서 할머니께 말을 걸었다. ‘할머니, 춥지요? 많이 파셨어요? 자녀분들은 타지에서 사세요?’ 그랬더니 ‘아이구, 내가 여기 있으니 고생스러워 보이지? 내 얘기를 하자면 책 몇 권은 될 걸.’이라고 대답을 하신다.
맞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인생 스토리가 있다. 모래내 시장에 앉아있는 할머니에게도, 나에게도... 그러면서 세계적인 문제의 해결사인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인생 스토리가 떠올랐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인생 스토리는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라는 책에서 접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인생은 단 한 순간도 지치지 않고 무언가에 미쳐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배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충북 음성의 한 시골 청년에서 UN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면서까지 그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끝을 모른다.
우리는 무엇인가 새로 시작할 때 시작하기 힘든 이유를 먼저 생각하곤 한다. ‘시간이 없어서, 내용이 어려워서, 마땅히 공부할 장소가 없어서’ 라고.... 그러나 막상 무엇이든 시작해보면 누구나 느끼듯 정말 시작이 반이다. 반기문 총장은 그것을 깨달았음이 틀림없다. 무엇을 배우고자 할 때, 그것이 필요하다 느끼면 계산하지 않고 거침없이 달려든다.
반기문 총장은 처음 외교관 발령을 받을 때 이미 내정된 미국 대사관이 아닌 인도 뉴델리 총영사관 근무를 지원했다. 그리고 남들이 기피하는 후진국 인도에서 뛰어난 업무능력을 인정받으며 외교관으로 승승장구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스스로를 빛나게 한 사례이다.
대인관계에서도 반기문 총장은 말을 먼저 하지 않는다. 지시하는 상사가 아니라 스스로 실천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리더가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주위 사람들은 당연히 따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한 번 맺은 인연은 하찮게 생각하지 않고 몸에 배어있는 따뜻함과 배려심으로 주위 사람을 감명시켰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자만하지 않았고, 잠시 세상이 그에게 등 돌렸을 때도 자신을 놓아버리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잘나면 적이 많은 법이다. 물론 그에게도 보이지 않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위치인 유엔 사무총장이 되기까지 많은 사람의 마음에 물을 주고 감동을 주었다. 이를 통해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이들의 마음을 돌려놓고 다른 각도에서 새롭게 보는 눈을 갖도록 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인생 스토리는 전북교육청에서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학교에 시사점을 준다.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에서 들려주는 반기문 총장의 삶에서 우리가 새로워지는 데 필요한 몇 가지 정보를 찾아보겠다.
첫째,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반기문 총장은 영어를 배우든, 불어를 배우든, 춤을 배우든 무조건 노력한다. 사실 그는 노력의 대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노력할 뿐이었다.
둘째, 배워서 남 주자. 가르치면서 더 많이 배운다고 하듯이, 하나를 배워서 다른 이에게 가르쳐주면 내가 생각지 못한 새로운 부분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도 있고, 다른 이에게 설명해야하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교육은 가르치고 키우는 것이다. 내가 가르치고 나도 크고, 남도 크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셋째, 즐겨라. 미쳐야 미친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를 수 없다. 일에서도 교육에서도 삶을 사는 데 있어서도 무엇에 미쳐보아야만 그 분야에 대해 조금 할 말이 생긴다. 매일 과거를 꿈꾸는 자의 미래는 없다. 후회하지 않는 오늘을 산 사람은 내일이 기다려져 설렘에 잠을 못 이룬다.
넷째, 진심은 통한다. 반기문 총장이 수백, 수천 통의 연하장을 보내면서 사인만은 친필로 한다는 사실에 감동받았다. 사실 연하장은 아랫사람에게 대신해서 쓰게 할 수도 있고, 답장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그는 혹독한 단순노동 앞에서 불만 한 마디 없이 그의 진심이 전해지기를 기원하며 펜을 잡았다.
너무 진부했나! 너무 당연한 말들만 늘어놓은 건가! 그러나 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가장 먼저 이루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새로운 인생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는 우리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한다.
마음에 이 네 가지를 품고 희망차게 출발한 계사년에 우리 교육가족의 새로운 생각을 더 한다면 우리는 어느새 새로운 사람으로 탈바꿈해있을 것이다. 인생스토리에 ‘혁신’이라는 단어를 추가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문채룡 =전라북도완주교육지원청 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