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도 ‘봉(鳳)’도 모두 좋은 뜻, 좋은 글자이다. 그래서 그런지 졸업생이 훌륭하여 2011년 3월《용봉초등학교 60년사(1949∼2009》를 펼쳐냈다.
어느 학교나 해마다 졸업생이 나오고 완주군 내에도 개교한지 100년이 가까운 학교야 많지만 ‘동창(문)생’이 똘똘 뭉쳐 행사하고 책을 내기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아니 총동창회조차 아직 없는 학교가 수두룩하여 ‘용봉초등학교’와 ‘고산초등학교’는 달리 보인다.
386폐이지 간결한 책 속에는 있을 것 모두 있어 가슴 찡한 장면들을 대할 때마다 한 번쯤 들리고 싶은 학교다.
△1950년 1회 졸업생 41인 중 일곱 여학생은 한복을 입었고 △1952년도 2회(26명)와 53년도 3회(25인) 졸업생 사진을 보니 안타깝다. 전쟁의 여파로 졸업생이 푹 줄었고, 유리창 깨진 구멍을 종이로 발라 놓은 모습이 애처롭다.
△제40회부터는 칼라 사진이다. 2층 건물 새 교사에 깔끔한 옷을 입은 교원과 학생들이 한결 경쾌하게 보인다. △60주년 행사를 위해 이산구(6회:300만원), 박찬섭(12:110), 박동권(14:100), 최찬욱(14:100), 임병덕(17:100), 이우태(24:500), 김은경(39:110)씨를 비롯하여 총 261건 4,400만원이 모아졌다.
졸업생 면면을 보면 전주장 소병진(15회), 소목장 조석진(16), 신성산업 임병덕(17)씨를 비롯하여 학자, 사예가, 금융인, 화가, 교육자 등등 ‘용’과 ‘봉황’이 훨훨 나는 듯 사계와 국제적으로 쟁쟁한 인물이 많다.
정성들여 이 책을 만들고 보내준 이호연(10회) 기획부장의 열성은 새로 들어선 군청의 기세보다도 튀어난다. 아마 지고 못 배기는 완주군 각급학교 동문들 역시 ‘용봉’을 제치려고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 같다.
매일 드나들며 개교 60년 기념탑 ‘큰 꿈을 펼쳐라’를 바라보는 재학생들은 선배들을 꼭 닮아 ‘100주년 기념관’을 세워 완주를 또 한 번 놀라게 하면 좋겠다. 이게 명문 되는 수순 전통이란다.
/이승철=국사편찬위/史料조사위원(esc2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