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민주국가에서 선거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예전에는 가정 일은 아버지가, 마을 일은 동네의 어르신들이 결정하고 추진해 나갔다.
가게나 공장도 처음 시작할 때는 한두 사람이 결정을 하고 일을 추진하다가 구성원이 확대되면 분업화와 전문화가 되는 것이다.
국가는 방대한 조직을 가진 커다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전문 대행기관이다. 옛날에는 촌장이나 왕이라는 지도자가 있었지만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르면서 일부 왕정제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가 조직에서 대통령, 수상 등으로 정치 형태가 변천되어 왔다.
국가의 가장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제도가 민주주의로 일컬어진다. 아울러 대의 민주주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방법 중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바로 선거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통치의 개념과 방법이 바뀌었지만 서구의 계몽주의와 산업혁명은 왕정의 붕괴는 물론 사회 변혁의 큰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지금이야말로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또 다른 대변혁의 시작이 예견되는 첨단 정보화의 시대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는 제도가 도입되어야 하고 국민의 인식이 이에 걸맞게 전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속에서 민주주의 형태도 변화되어야 하며 또한 민주주의 실현의 도구이자 꽃의 하나인 선거 문화도 바뀌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수십만 군중을 모아 놓고 정책안을 발표하는 수준으로 후보자들이 일방적인 유세의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근래에는 매체를 활용한 방송토론, 소셜 네트워크(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등)를 통해서 후보자의 성향과 이념, 정책 방향 등을 파악·분석할 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후보자와 유권자 간의 쌍방향적인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선거의 방식도 투표용지를 들고 투표소에 직접 방문하여 하던 것이 일부정당에서는 모바일 투표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선거 형태 방식 등의 변화에 맞출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시대에 공명선거는 무엇인가? 선거에 관련된 세 축이 있다.
첫째, 출마자와 정당, 둘째, 투표를 하는 유권자, 셋째, 선거가 잘 이루어지도록 만들어진 법과 제도 및 이것을 관리 운영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있다. 피 선거권자나 유권자, 법이나 제도 모두 진화하고 발전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미흡한 것이 많다. 근래에는 그 보완책으로 우선 유능한 출마자나 정당인이 당선되고 그 공약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메니페스토운동이나 주민소환제를 들 수 있고 피 선거권자 스스로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이러한 공명선거의 다짐을 공개된 자리에서 하되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하는데 특히 자신의 아내나 남편, 자녀나 부모 등 가족들의 손에 자신의 손을 올리고 선서나 다짐을 하는 것은 어떨까? 우선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태도는 종식되어야 한다.
또한 선거는 민의의 반영이다. 공정한 법집행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관리자의 큰 책무중의 하나이다.
모바일 투표를 활용하여 직업상 외국에 출장을 간다든지 하는 등의 투표소에 직접 가기가 불가능한 상황일 때 투표율도 높이고 유권자의 책임감도 갖게 하는 매우 편리한 방법이므로 적극 도입하면 좋겠다.
덧붙여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에게는 이익을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투표를 하는 유권자의 마음가짐이다. 어릴 때부터 교육을 통해서 선거의 중요성을 국민 개개인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나를 대신할 사람이 필요하고 그들을 잘못 선택했을 때 우리 모두에게 어떤 피해가 오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TV, 컴퓨터, 휴대전화가 없으면 못사는 세상이 되었다. 특히 앞으로 이 시대를 짊어질 청소년들은 더욱 그렇다. 스마트폰급 이상의 휴대전화는 항상 몸에 붙어 있어야 하고 없으면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른다. 틈만 나면 문자 보내고 음악 듣고 게임하는 청소년들인 미래의 유권자들을 고려하여 이에 맞는 선거 제도를 만들고 교육해야 한다.
문자와 랩과 만화와 게임에 적극적인 이런 신세대문화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 그래서 선거를 하는 것은 밥을 먹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리고 선거를 즐겨야 한다. 선거 날을 명절과 같이 즐기는 축제일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중하 =완주군선거관리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