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서 다문화가족은 의사소통의 부재, 문화의 차이, 사회적 편견, 가족갈등, 자녀양육의 어려움,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경험하고 이러한 부적응이 때론 가정폭력, 이혼, 가출과 같은 문제로 나타나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기도 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이들 부부의 이혼은 2005년 2,382건이던 것이 2010년 7,904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부부 및 가족갈등, 법률 및 체류 관련 피해상담 또한 증가하고 있으며, 결혼이주여성이 있는 다문화가정 내 성폭력 및 가정폭력사건은 2007년 1천793건에서 2010년 6천985건으로 4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국가에서는 2006년 전국 21개 지역에 결혼이민자 가족지원센터를 개소하여 운영하기 시작하였고,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시행되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명칭이 변경 된 후 2012년 현재 204개의 센터에서 언어교육, 통·번역서비스, 취업지원, 지역사회 네트워크 형성, 가족 및 개인상담 등 여러 가지 사업들을 지원하여 다문화가족의 적응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혼이주여성은 다른 문화권의 적응과 언어 문제 등 여러 가지 과제들을 안고 결혼을 하기 때문에 국내 여성들보다 훨씬 많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됨으로써 오는 어려움이 있다.
완주군을 포함한 전라북도 지역에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이용하는 결혼이주여성 234명을 대상으로 한 본인의 최근 연구결과를 통하여, 결혼이주여성의 결혼관계 안정성에 미치는 요인을 찾아봄으로써 다문화가정의 지원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결혼관계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변인으로 한국문화수용도, 월소득 수준, 직업 변인이었다.
한국문화수용도는 ‘받아들임’, ‘받아들이지 못함’, ‘보통’ 순으로 결혼관계의 안정성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보통’이라고 응답한 경우에 ‘받아들이지 못한다’가 응답하고 있는 집단에 비해서 결혼관계의 안정성 수준이 더 낮았다.
이들은 한국문화수용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이거나 아예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예측 볼 수 있는 것으로, 한국문화에 대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본인의 신념이 명확한 것이 한국사회에서의 적응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낮은 월소득은 결혼관계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들이 최저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직업이 없는 경우에 직업이 있는 경우보다 결혼관계의 안정성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우리사회의 다문화가족지정책에 있어서 예상될 수 있는 측면이라 하겠다.
따라서 다문화가족정책의 중심이 결혼이주여성의 취업지원에만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지고 있는 방향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둘째, 결혼이주여성의 정신건강성의 측면으로 사회부적응감과 불안/우울감을 살펴본 결과, 사회적부적응감보다 불안/우울감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정서적인 안정성은 부부관계, 부모자녀관계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통합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으로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 적응과 가족통합의 방향으로 이들의 정서적안정성을 위한 지원정책이 제공되어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하겠다.
셋째, 또 하나 중요한 측면은 현재의 결혼관계 안정성은 원가족(부모가족) 관계의 질적 수준과 관련이 있었다.
즉 결혼이주여성이 본래의 자기가족과의 관계를 더 긍정적으로 지각하고 있고 친밀감이 높았을 경우에 현재의 결혼관계의 안정성도 높아지고 있었으며 이는 그 어떤 변인보다도 가장 강력한 변수로 나타났다.
결혼이주여성에게 원가족건강성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들의 적응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 원가족 요소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사회의 적응과 가족관계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원가족과의 교류나 배우자의 결혼이주여성의 원가족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 정도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다양한 방법들로 원가족과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 질 수 있는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이주민여성들의 정신건강을 높이기 위한 실제적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이성희 = 우석대학교 교수/완주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