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다녀 오는 길에 영취산에 올랐는데, 영취산(1058m)은 신령령, 독수리취, 메산으로 정상의 형상이 독수리가 앉아서 무엇인가를 직시하고 있는 독수리 머리 형상을 닮았다. 통도사 영취산문 매표소를 둘러싸고 있는 노송들은 옛 향을 머금은채 늘푸른 빛을 발하여 소나무를 좋아하는 필자를 반하게 만들었다. 한참을 서서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이러한 소나무 군락은 주차장까지 이어졌으며, 주차장 주변에 있는 적송은 더 한층 한국적인 미를 느끼게 했다. 통도사는 신라 선덕여왕 15년(646) 자장율사에 의하여 창건된 신라불교 계율근본 도량으로, 부처님의 가사가 보관되어 국내 三寶사찰 중 불보사찰의 위치에 있으며 통도사란 寺名은 불법을 통달하여 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이다. 지리산 중산리계곡을 오르다 보면 정상을 1km 정도 남겨둔 지점에 법계사란 사찰이 있는데, 이 사찰도 불상을 모시지 않고, 절 뒷편 바위 위에 사리를 모신 탑이 있다. 통도사는 절 주위로 맑은 물이 흐르는 천이 있는데, 이 천을 따라 서 있는 적송의 아름다움은 안면도의 ‘안면송’과는 달리 적송의 붉은 나무기둥과 파란 잎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세상에 극락이 따로 없다. 영취산 중턱에 위치한 ‘극락암’에 오르면, 암자 뒤로는 영취산 자락이 휘감아 세찬 바람과 눈보라를 막아 주어 온후함을 느끼게 한다. 극락암 주위에 있는 적송은 왜그리 아름다운지… 또 그 적송 앞으로 둘러서 있는 대나무의 푸르름이 필자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극락암은 세겹의 울타리 안에 있는 명당 중의 명당인 것 같다. 살아서는 이보다 더 아늑하고 조용하고, 햇살을 따스하게 받는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산사의 스님들 표정과 피부도 맑고 푸른 하늘과 같이 수정과 같은 느낌을 느끼게 해준다. 저 멀리 보이는 영취산 정상의 독수리 머리 형상이 한결 가깝게 다가온다. 극락암에서 좀더 올라가면 ‘비로암’이라는 암자에 다다르게 되는데 비로암도 극락암처럼 주위에 대나무 숲이 있고, 그 다음에 적송들이 여유있게 암자를 감싸고 있으며, 저 멀리 보이는 영취산 자락이 휘감고 있으며, 청량한 물과 그 물들이 이루어내는 이름모를 교향곡에 맞추어 각종 새들이 부르는 노래는, 자연을 음미하고 탐색하게 하는 자연의 보고이다. 영취산 정상을 향해 오르다 보면, 적송군락들이 가끔 다가오는데, 적송이 빨간 속살을 드러내 보이지만, 싸늘한 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육체미를 뽐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것이 바로 소나무의 근성이 아닐까? 정상을 향해 얼마쯤 더 걸어가다 보면, 길이 가파라지고 바위산이 눈 앞에 들어오는데, 마치 영암 월출산처럼 그 빼어난 경관을 직접 느껴보면 감탄을 연발할 것이다. 그리고 정상의 독수리 머리 형상은 진짜 기기묘묘한 느낌을 준다. 새의 강자 독수리, 그 독수리의 날개처럼 펼쳐지는 영취산 줄기, 그 영취산의 가운데 자락에 안정되면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있는 통도사는 대사찰의 웅장함, 근엄함, 신통력을 느끼게 한다. 행복은 느낄 수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좋은 것도 본인이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행복은 순간의 정서이기 때문에 순간순간의 아름다움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자만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본다. /유광찬 =전주교육대학교 총장
최종편집: 2025-06-24 06: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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