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이 늘 말씀하시는 민들레 정신이 대체 뭔가요?”
민들레포럼을 창립하고 민들레동산을 운영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노란 넥타이를 즐겨 매고, 민들레 정신을 외치는 제가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저는 그때마다 똑같은 대답을 합니다. “민들레는 사랑이며 나눔입니다.”
제가 사랑과 나눔을 애타게 외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 자신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주위 분들이 주신 분에 넘치는 사랑과 나눔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과 나눔에 보답해야 할 때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우리 인간이 살아가야 할 유일한 이유입니다.
사랑이 없다면 우리 가족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요?
생존의 이유를 사랑 말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사랑은 그 자체로, 관념적인 것으로 존립할 수 없습니다.
사랑은 주고받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사랑은 표현되어야 합니다.
마음 아파하는 친구를 보듬어주고, 시련을 겪는 이웃에는 용기를 북돋워주는, 그렇게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그렇게 사랑을 주고받으면, 그것이 곧 나눔입니다.
즉 나눔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며, 사랑은 실천을 통하여 나눔으로 완성되어갑니다.
이 점에서 나눔과 사랑은 동의어이며, 나누지 못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나눔이라는 것은 제한이 없습니다. 정신적인 것도 좋고, 물질적인 것도 좋습니다.
능력 되는 대로, 도움 되는 대로 실천하면 되는 것입니다. 나눔은 신기하게도 나눌수록 커집니다.
마치 바람을 타고 240km까지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가 수백 개의 민들레가 되듯이 무한증식합니다.
내가 받은 사랑을 나눔을 통하여 실천하여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나는 내가 받은 사랑을 보답한 셈이 됩니다. 아울러 또 다른 사랑의 씨앗을 뿌린 것이 됩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나눔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낀 바 있습니다.
집안이 가난하다보니 끼니를 해결하는 것조차 쉽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등록금을 제 때 내기란 매우 벅찬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고맙게도 학교에서 장학금 400원을 받았고, 학교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를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400원은 지금 1100만원이 되어, 매년 3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되고 있습니다.
민들레포럼 장학금입니다. 이렇게 나눔은 나눌수록 커져갑니다.
아무리 좋은 봉사라 하더라도 일회성에 그치고 만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눔을 일상 속에 정착시켜, 생활문화로서 확산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나눔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만 합니다.
호피인디언 부족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합니다.
기우제가 영험해서라기보다도, 호피인디언의 기우제는 비가 올 때까지 계속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들의 기우제와 같은 신념과 끈기가 있다면 민들레의 사랑과 나눔이 온 세상에 퍼져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더욱더 심해지는 사회양극화가 우리의 살림살이를 퍽퍽하게 만들지만, 민들레의 사랑과 나눔 정신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는 한, 날이 가물수록 뿌리를 깊이 내린다는 민들레꽃처럼 사랑과 나눔의 보편적 가치가 제자리를 찾을 날도 머지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우리 함께 민들레처럼 사랑과 나눔의 멋진 그림을 그려나가 봅시다.
/유희태= 민들레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