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에 “도 깨달은 자/ 덕업이 있는 자/ 성현 도를 전하고 학업을 가르치며 의혹을 풀어주는 자/ 국왕 자문할 수 있을 만큼 학식 지닌 자/ 관아에서 근무했던 관직자/ 학교 교사 등을 ‘선생’이라 일컬었다. △외래 사상이 들어오기 전부터 쓰던 걸로 추측되나, 삼국시대 사용된 용어라 확인된다. △고려·조선시대 불교·유교 가르침, 또는 교육기관과 관련해 ‘선생’이 사용됐다. △근·현대 들어 칭호 남용과 비속화됐으나, 교원으로서 선생이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 있다. ▲필자 못하는 게 많아 ‘남의 말’ 하고 싶어 ‘선생’ 소리 끄집어낸다. 편한 사람과 힘든 삶을 사는 이 가운데 후자에서 ‘선생’이라 할 사람이 많다. 허리 굽혀 고추 따 보았나. 해봐야 허리아픔을 안다. 논·밭농사·비닐하우스 안에서의 크고 작은 일 그 외에 깨 털기, 곡식 포대 나르기, 농기구 부리기, 축산업… 정년 없이 일 속에 파묻혀 평생 농업인(농부) 소리 들었지만 이제 ‘선생 호칭’ 들어 마땅하다. 뼈 빠지게 벼농사 지어 쌀 한 가마(80kg) 24만원! 이렇게 싸도 꾹꾹 참고 사니 선생 중 선생들이다. 가령 쌀 한 가마 50만원 이라면 도둑 천지일 것이다. 먹을 것 없으면 남의 물건에 손대어 자전거 하나 받혀놓기 어려울 게다. 지금 쌀값이 싸 밥 덜 먹고 음식 남겨 쓰레기로 버리는데, 쌀 두 가마 100만원 이라면 도둑이나 불량자 곧 되고 남는다. 쌀값 허릴 때 배 두드리며 실컷 먹어야 한다. 돼지 파동·소 파동을 봤다. 값 싸면 고기 줘도 대접받지 못하더라. 고맙다는 소리 듣기 어렵다. ▲원조 물자로, 월남 쌀/ 누른 보리/ 밀가루/ 옥수수가루 아는가. ▲운크라(UNKRA·국제연합한국재건단)에서 원조한 식량이다. 미국 미워하지 못하게 묶긴 건 모두 단수 높은 국제정치 수완 때문이다. 이마트·롯데마트에 나가 우리나라 농업인들의 생산품을 보면 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런데 11월 폭설로 농촌 피해 컸다. 학위만 없을 뿐이지 박사·선생들이다. 이분들 공덕으로 뱃살이 쪄 돈이 든다. 사기꾼 더러 ‘선생님!’ 하는데 말조심하고 생명줄 이어주는 농민 위대함을 알아줘야 한다. 1980년대까지 한 집에서 소 한 마리 기르기도 어려웠는데 지금 큰 농가는 몇백 마리씩 기르니 박사·선생 소리 당연하다. ▲어부·양식업자·해녀들도 마찬가지다. 재래시장에서 고등어 한 마리 사다 손질 제대로 못하는 여인과 비교하면 이해 빠를 것이다. 입에 들어갈 걸 생산하는 주변 사람들 중 ‘선생’ 소리 들어 보았나. 표현을 제대로 안 해 그렇지 그들의 노고와 인격을 얕잡아봐선 절대 도리가 아니다. 씁쓸함이 다른 씁쓸함을 알아주는 시대이어야 한다. “아이고 형님! 아이고 성님! 아이고…이렇게 허망하게 가셨어요. 저 사람 긴 세월 병상에 누워 고생하다 가네요. 이제 전 어떻게 살아야 해요.” 내외간 이런 꼴 없어야 한다. 2025년 6월 3일 헛헛한 마음 다잡아주고 아껴줄 사람 대통령 돼야 한다. 스승의 날에 한마디! 손가락 조심!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