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친환경 불소 유체인 ‘수소불화에테르 제조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 주인공은 한국화학연구원 이상구(49)박사 연구팀으로, 최근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원료의 수소(H)원자를 불소(F)로 바꾸는 기존의 ‘전기화학 불소화법’에 특수한 불소계 전도성 첨가제를 도입해 전환율을 대폭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화학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불소 유체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화학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불소계 유체는 전자제품, 반도체, 정밀기기 등에서 냉각제와 세정제로 활용되는 필수 화학물질이다. 원래 있던 수소가 모두 불소로 대체된 ‘전 불소계 유체’는 지구온난화 지수가 높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친환경 유체로 대체할 필요성이 높았다.
최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수소불화에테르(HFE)’소재가 주목을 받았다.
‘HFE’는 지구온난화 영향이 적고, 표면장력이 낮아 쉽게 퍼지는 특성이 있다. 전기를 잘 차단해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친환경 소재로, 액침 냉각용 냉매, 전자제품 세정제, 용매, 희석제 등 반도체, 전자기기, 화학 산업에서 중요한 원재료로 쓰인다.
특히 이번 연구를 이끈 이상구 박사가 ‘완주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에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제 이상구 박사는 운주면 월촌마을 출신으로, 이완우(79)·박화자(77)부부의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운주초와 운주중, 상산고, 전남대를 졸업한 뒤, 충북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화학전문 연구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KRICT)에 입사, 현재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부친 이완우 어르신에 따르면 이 박사는 차분한 성격에다 집중력이 좋고, 어릴 때부터 각종 상을 휩쓸 정도로 공부를 잘해 학창시절에는 늘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완우 어르신은 지난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라를 위해 좋은 일 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며 “‘항상 최선을 다하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했는데, 내 말을 잘 따라 줘 고맙고, 앞으로도 나라에 공헌하는 아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상구 박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연구 성과는 글로벌 기업에 의존도가 높은 불소 화학 핵심 소재의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기술자립을 앞당기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