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탈자(五脫者)란 ‘법과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을 쳐 다섯 번 떨어진 사람들’이 자조적으로 쓰는 말이다. 구하라(具夏羅)는 사표 낸 자리 메꿀 사원 모집광고를 냈고, 10일 지나 면접날이다.
구하라 사장 아! 오탈자와 마주 앉았다. 1주일 뒤 이남서가 합격자로 발표됐다. 이남서는 포장마차 호두과자 굽던 그 남성이요, 이는 노인에게 자장면을 사준 이남동 목사 아우이다.
이남서 연봉 1억2천만 원 20대 그룹 법무팀장이 됐다. 그럭저럭 만 1년 회사 규모 18위에 올랐고, 사장은 이남서 법부팀장에게 전화하여 ‘입사 1년 기념 저녁 식사’ 약속을 했다.
두 사람이 들어선 곳은 1년 전 호두과자 포장마차. 2인분을 주문해 한 봉지씩 먹는 두 남자는 얼굴을 마주 바라보며 옛날 일을 회상한다. 사장 다 자시고 손을 털 무렵 자기 것 두 알을 들어 “한해 전 제게 주신 호두과자! 100% 이자로 빚을 갚습니다.”
두 사람 손을 마주잡고 껄껄껄 호탕하게 웃고 있을 적에, 열 살쯤 돼 보이는 어린이를 데리고 들어서는 한 여인이 두 사람을 보고 놀란다.
이 여자는 작년 퇴사한 허우대(許遇大)로 호두과자 한 봉지를 사 아들에게 내밀며 실컷 먹으란다.
아들이 “엄마도 하나 입에 넣어보세요” 어머니의 말 “난 그까지것 안 먹는다.” 단호하게 잡아뗀다.
그 이튿날 이남서와 허우대는 법원 경매장에서 만났다. 이 기사로 아파트 값이 내리자 짙은 화장 지워지고 머리 헝클어진 중년 부인이 주저앉아 발을 뻗고 통곡한다.
이 여인은 포장마차에 들러 아파트 값 운운하던 허우대 여사(?) 아닌가. 이 여인 쇠고기 질겨 맛없고, 식혜 달아 입에 대기 싫으며, 밍크 옷 겨울에 무거워 안 입고, 빙하 녹아 곰 걱정이라는 기후변화 외면하며, 동해 수온 높아졌다는 보도 한 마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만 강남 주택정책 잘못으로 아파트 값 보합상태라며 정부를 나무란다. 고등학교 동창생 입담 좋은 친구의 ‘황소 닮으려다 배 터져 죽은 개구리’ 이솝 우화 들으며 미워한다.
이남서 상무 곧 전무 됐으며, ‘오탈자’는 ‘술 상무’ 아니라 오로지 진국 ‘하나 남은 호두과자’처럼 과장급들을 특별히 사랑한다. 전무 이남서는 ‘5탈(다섯 번 탈락하고) 6발(여섯 번째 발탁된다.)’이 좌우명이다.
우리 주변에 기름 값 걱정하는 사람, 혼인하지 않는 자녀의 부모, 봄인데 씨앗뿌리기 힘든 농민…안타까운 사람 널려있다. 수저들 힘 있을 때 잘 먹어야한다. 있다고 뽐내면 곧 놀부신세 된다.
삼례 이영호 해군대장 배안에서 부하 생일 챙겼다. 전주전성교회 (유)한백종합건설 회사이름 8년 지나서야 기념비에 새겨 넣었다.
말랑하고 쫀득한 사람 돼야한다. ‘널장사 3년 했으면, 미역장사 3년’하는 선한 민족성을 가지고 있어 다행이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