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목사와 한 교회 장로가 전주에서 볼일을 마치고 점심시간 중국집 문 앞에 이르러 초라해 보이는 노인을 만났다. 목사가 부축해 식당 안으로 함께 들어서 세 사람인데 자장면 두 그릇을 주문. 목사는 노인·장로에게 드리고 자기는 물만 마시며 양인을 바라본다. 장로 오는 길에 ▲“목사님은 왜 점심 안 드셨어요?”. 목사의 대답 “실은 주머니에 올 차비와 달랑 두 사람 점심값 뿐이었습니다.”. 장로 “그럼 우리 둘이 해야지 왜 노인 대접하고 굶으셨어요?”. 목사 “내가 먹고 배부른 것보다 노인과 장로님 맛있게 잡수시는 모습이 훨씬 즐거웠습니다.” 이 말에 목사 천사로 보였고, 이 소문 교회와 마을에 금방 퍼져나가자 낯선 곳 찾아든 이남동(李南東) 목사를 나이와 관계없이 떠받들었다. ▲그의 동생은 이남서(李南西). “…사람은 뭣이냐? 잠깐 보이다 없어지는 ‘안개’이니라.(야고보서 4:14)” 이 구절이 머리를 친다. 이 소리에 놀라 자기를 살펴본다. 지식-살림-나이-능력의 한계… ‘사람들 무력하다’는 판단에 겁이 난다. 그럼 사라지기 전 ‘어떻게 할까?’ 성경구절이 가슴에 와 닿으며 걱정하던 앞날이 점점 보이기 시작한다. 사랑이 보이고 기도가 나온다. 종교란 무엇인가 어렴풋이 깨달음이 다가선다. 『사서삼경』펴보지 못한 이 사람 손에『성경』이 들려지자 쉬운 대목부터 머릿속에 심어둔다. 슬픔과 절망에서 벗어나려는 욕구가 강해질수록 어서 이를 뛰어넘고만 싶다. ‘새벽이 살아나면 하루가 달라집니다.’ 형 목사 하는 말을 듣고 새벽기도에 나온다. 눈감고 생각하니 세상이 보인다. 이게 개혁·개벽이다. ▲구하라(具河羅)가 퇴근길에 호두과자 굽는 포장마차 앞에 서며 한 봉지를 청하니 다 팔고 겨우 ‘단 하나’뿐이란다. 구하라는 10,000원을 주며 그것를 사겠다고 한다. 청년 돈 말고 그냥 가시란다. ‘구하라’는 꼭 살 필요가 있다며 받아 든 다음 거스름돈을 챙기려는 청년에게 “이는 내 성의이니 이 과자 당신 자시오.” 이러며 내민다. 이어 하는 말 “…당신은 자기 입에 넣어 보지 않은 것 같으니 내가 사주는 선물”이란다. 어느 날 다시 포장마차 앞을 지나는데 좀 시끄럽더라. 얼핏 들으니 여자 목소리 “아파트 가치에 해가 되니 다른 데로 가라”는 요지이다. 세상에 이럴 수 있나 하고 들어서니, 꾸벅 인사를 하는데 자기 회사 법무팀장이다. 구하라는 얼른 나와 발길을 재촉했고, 그 이튿날 출근하니 구하라 앞에 사표를 내고 떠났다. 새로운 일이 생겨 난감한 판에 포장마차 자리에 가니 어디론가 사라졌다. ‘세상 왜 이런가’ 멍한 마음으로 걷는데 초등학교 근처에서 만났다. 사나이끼리의 대화 맥주잔 앞에 앉았다. 청년이 하는 말 “저 오탈자(五脫者)’입니다” 구하라 깜짝 놀랐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0: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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