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잘 먹고 편히 살면 ‘팔자 좋다’하였고, 그렇지 못하면 ‘팔자 사납다 한탄’하며 살았다. 대통령이 구속된 세상에서 ‘팔자’소리 웬 말인가. 하여간 나이 먹어 활동력 떨어지면 사주팔자 소리 거듭 나온다. 아래 두 여인 핏줄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오직 사는 도리로서 ‘시어머니-며느리’ 사이다. 이는 이 두 여인뿐 아니라 인륜·도덕·풍습·혼인으로 이뤄지는 ‘관계’로만 설명이 된다. 결혼 후 상처(喪妻)·상부(喪夫) 당한 사람 있고, 홀아비·과부 재혼 보기 어렵지 않다. 이재남(가명:1925년생) 씨 상처하고, 딸만 넷인 여인과 재혼했다. 재가 부인 어려운 살림 고생하며 살다 남편 늙어 또 먼저 가자 전실 딸들이 모셔갔다. 이 딸·사위 효녀(효서)다. 몇 년째 조용히 살다 생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장수와 치매’에다 딸·사위도 나이 들어 노인 축에 든다. 극노인은 이런 현실 앞에서 자신 문제를 어찌할 수 없는 ‘나약한 여인!’으로, 피할 수 없는 가정·사회문제이다. 이때에 “어머니! 우리가 모셔야 합니다.” 이 말은 고 이재남 큰며느리(강혜정)의 단호한 선언이었다. 이 한 마디로 딸과 함께 살던 치매노인→며느리 집에 왔고, 며느리는 자기가 나가는 요양병원에 모셔 양쪽 집안 난감했던 봉양이 일거에 해결됐다. 실은 이 며느리 모르는 척 있으면 본전은 되는데 이런 결단 어디서 나왔을까. 이제까지 모셨던 전실 딸(사위)들의 살길을 터줬다. 복잡한 가족사는 인권문제라 생략한다. 이재남 씨 두 분 처음 만남이 운명이다. 과부가 어린 딸 넷을 키우기 위해 고생할 때 멀찌감치에서 보니 ‘여인의 삶’ 안쓰럽다. 이는 인간 본연의 천성이었다. 결국 홀아비와 과부는 재혼해 딸들에게도 친절했다. 딸 역시 정성을 다했고, 원래 인간 본성들이 고와 어려운 살림 평범한 가운데 조용히 살았다. 노년의 죽음에서 남자가 먼저 감이 행복(?)한 편이다. 오래 살수록 ‘효-불효’ 듣기 거북한 얘기 뒤따르고 고려장 소리 실감나게 나온다. 이런 판국에 며느리와 아들 ‘배 아파 낳은 출생’과 관계없는 옛날(?) 어머니를 모셨다. 천하에 이런 미담 어디 있겠나? 대전 한복판의 이진웅(1953년생)과 아내 강혜정(1964년생)은 만고 효자·효부이다. 전주이씨·진주강씨 귀한 재목들이다. 왜 이 얘기가 중요하냐면 젖꼭지 물리기 귀찮아 애 낳지 않고, 시집 가족 보기 싫어 혼인 피하는 처녀 많은데 이런 세상에서 자기 남편 낳은 친어머니도 아닌 계모(김복남:1937년생 상관면 태생)와 그의 친딸들 사정을 배려해 모셔온 그 정성과 결단력 고창 강씨 집안 처녀로서 위대한 여인이다. 남편을 하늘처럼 여기는 희생정신을 지녔으며, 고산 밤실 전주이씨 450년 17세 종부(宗婦) 강혜정 씨 만인의 스승이다. 이씨 집안 분명히 다시 일어날 수 있겠다.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0: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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