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 첫눈은 북극의 설원을
서울과 경기도에 옮겨놓은 점령군으로
웃으며 뺨치는 선녀이지만
그래도 보고 싶어 하늘을 보면
하얗게 분장한 첫눈은 춤추지 않는데
주위에 먼 산들은 어느새 흰 모자
눌러쓴 채 떨고 있다
폭설의 재난경고 방송은
언제나 몸살을 앓는 이웃 동네이고
호우 경고 방송도 예보일 뿐이고
한반도 옆구리 할퀴는 태풍마저도
강 건너 이야기로
잠 자고나면 풀잎에 이슬은
아침햇살로 반짝이고
웃음이 꽃피는 오붓한 밥상
우산 들고 양산 쓰는 활기찬 발걸음
폭설이나 홍수나 태풍과 감음까지
철 따라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자연의 품
완주는 생기 넘치는 축복의 땅이다
/최정호 = 시인 / 국가유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