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형성돼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도시 인근에 새로운 도시가 생길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큰 문제는 구도심과 신도심간의 격차가 점차 양극화되는 것이다.
실제 구도심은 확장성이 없어 활력이 점점 떨어지는 반면 신도심은 개발에 따른 인구 증가와 함께 상가 형성 등으로 인해 활력을 띠게 된다.
이렇듯 신도심은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는데, 구도심은 인구, 경제활동 및 인프라 투자가 감소되는 이른바 ‘공동화’로 점차 쇠퇴된다.
때문에 구도심과 신도심 간의 균형 잡힌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구도심을 살리는 것에 무게를 두고 지자체 등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유는 신도심의 경우 경제적 성장과 혁신의 원동력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구도심은 그 자체가 지역의 역사와 문화이자, 중요한 자산이다. 이러한 자산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은 구도심의 매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방문객 유치 등과 연계,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필자가 오랫동안 생업을 이어오면서 활동하고 있는 삼례읍을 실례로 들어보면 이해가 쉽다.
먼저 완주의 대표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삼례문화예술촌의 경우,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적 의미 담겨있는데, 다목적문화공간, 야외광장 등을 갖추고 있어 주민들이 문화의 주체가 되어 행사나 세미나, 전시,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인근 삼례책마을은 1950년대에 지어진 양곡창고를 개조해 만들었는데, 책마을센터, 헌책방, 북 카페 등을 갖춘 북하우스, 전시 및 강연 시설이 있는 북갤러리, 한국학 문헌 아카이브 등 4개의 동으로 구성돼 도서전시 및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또한 만경강과 어우러지는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비비정예술열차와 지역주민들이 운영하는 삼례전통시장에는 신선한 채소, 과일, 수산물 등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하다.
이렇듯 삼례구도심은 지역의 전통과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반면 삼봉지구의 신도심은 6천 세대 인구 1만 2천에 가까운 인구가 새롭게 유입되면서 완주군의 새로운 경제성장의 축을 이루고 있다. 발전 속도는 ‘달리는 호랑이 등을 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합해보면 신도심은 경제적 성장과 혁신의 중심지 기능을 하지만 구도심은 계속 공동화가 진행되면서 도시재생 사업 등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방안이 시급히 논의되어야 한다. 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말이다.
/오상영 위원장=삼례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