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사는 며느리가 오랜만에 왔다. 시어머님께 인사를 마치고 “아버님은요?” 물으니 “화장실에 가신 것 같다”. 예의바른 며느리 시아버님 나오시길 기다란다. 10분…20분…. 이 노인 평소 옷, 신, 모자, 안경, 수저도 무거워 밤이면 옷을 벗고 잔다. 이런 일이야 좀 이해할 수 있으나, ‘어두운 밤이니 하며 옷을 벗은 채로 화장실에 갔다가 난감 지경’에 빠졌다. 부인 조마조마 기다리다 못해 화장실 문을 톡톡톡…들여다보니 벌거숭이다. 부인은 지혜를 발휘 “목욕 중이시니 새 옷 갖다 드려야겠다.” 이렇게 둘러대어 노인은 위기를 벗어났다. △허풍수와 신바람은 초등학교 동창생. 마을공원에서 만났는데 26년 만이지만 금방 알아보고 손을 맞잡은 채 반가워하는 사이. 각각 끌고 나온 개들도 코를 맞대어 실룩거리며 입을 맞추고 사이좋게 나부댄다. 이심전심 양인이 만나면 얘기 길어지고 이러는 사이 개들도 한 짝이 돼 어느 날 교미를 한다. 남녀 서로 어색한 표정이었으나 모르는 척 끝나기까지 긴 시간을 기다렸다. 이리하여 허·신은 ‘개 사돈’이 됐는데, 두 사람 다시 만나면 늘 개 교미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이후에 개새끼를 받기도 하는 등 좋은 사이…비 촉촉이 내리는 날 맥주 한잔 씩 한 것이야 있을 수 있는 일이나 헤어져야 할 남녀가 극장을 거처 모텔서 행한 이불 속 개짓거리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벌어져 ‘개 사돈’이 ‘불륜 동창’이 됐다. △어느 부잣집에선 알 품은 달걀 곯아 병아리를 깨지 못하고, 나간 개 안 들어오며, 돼지는 콧물 질질 누워있고, 소 힘 세지라며 독사를 먹였는데 그날 이후 시들시들 말라가자 싸게 팔았다. 머슴도 돌아갔고, 젊은 소작인이 죽어만 나가 부잣집에 타격이 밀어닥쳐 살림이 준다. 만생종을 심은 벼논에 해충 멸구가 달라 들어 흉년이 들자 재산이 팍팍 기운다. △그런데 이웃 집 ‘건실’네는 호박이 넝쿨 채 굴러들어 오는 격으로, 송아지를 낳으면 한 번에 두 마리, 오이를 심어도 주렁주렁… 빚 얻어간 사람 장사 잘 됐다며 쇠고기 사들고 빚 갚으러 온다. 녹두밭 윗머리 농사만 짓는데 저수지가 들어서며 1등 옥답이 돼 소출과 논 값이 몇 배로 올랐다. ▲완주군 인구 6% 이상 는다하니 위의 ‘건실’네와 같다. 이는 군수 성함(柳熙泰) 좋아 그런가? 식구 느는 집안 인구 부는 시·군 복된 경사이다. ▲신분을 중시하던 시대 먹고사는 문제 중하므로 ‘農者天下之大本’이라 추켜세웠고 농민들은 자녀 교육도 ‘자식농사’라 불렀다. ▲2024년 5월 25일 약수가든에서 ‘김종준 씨 구순 기념문집’발간 축하 모임이 있었다. 장자(소프트 코리아 김왕태 사장), 딸(모헨 코리아 대표) 이외 모인 하객 모두 얼굴이 환했으며, 도포에 유건을 쓴 당사자 춘원 김종준 씨와 귀한 책 『아버님』은 화려강산 ‘華山의 자랑’이다. 동향인으로서 축하한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3: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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