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뭘 해요?”, “로스쿨 나와 변호사입니다.” 질문인 “어느 학교 나왔습니까?” 대담자 당황합니다. “‘SKY’ 나왔습니다.” 이러지 못하는 사람은 실컷 대답하고도 기분이 언짢지요. ‘SKY’는쭻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가리킵니다. 가령 ‘금이면 금이지’ “어느 광산에서 캤냐?”를 묻는 격입니다. 이런 사람을 ‘새 바지에 똥 싸는 사람 같다’고 합니다. 1941년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태평양전쟁을 일으켰지요. 맨발로 다니던 이때를 기준으로 몇 마디 합니다. 당시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입학생은 적령 아동의 50%나 될까요? 50%로 칩시다. 학교 나가는 학생은 그래도 행운아입니다. 그런데 전쟁 중이라서 학생들은 학교 ‘공부하려’ 가는 게 아니라 학교가 있어 그냥 ‘다니는’ 것입니다. 학원! 참고서! 가정교사! 물을 사람! 컴퓨터! 공부방…이 없었으니 지금 사람들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공책 몇 권에 필통·교과서 책보에 싸 메고 조반 후 줄을 서서 갔습니다.쭻이를 ‘학교 다닌다.’라고 합니다. 그럭저럭 6년(4년제도 있음)을 마치면 면서기나 순사를 했지요. 어찌 보면 좋았던(?) 시절입니다. 그런데 지금 로스쿨 나오려면 유치원-초등-중학-고교-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쭻21년 공부를 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마다 이 과정을 거쳤으면 대단한데 무슨 등급 서울쭿고려대쭿연세대를 따집니까? 숯을 씻는 격이지요. 숯 아무리 씻어도 검은 물만 나옵니다. 법률사무소 김앤장, 광장, 태평양, 율촌, 세종…은 대단한 곳입니다. 속을 들여다 보면,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절반 문턱…금 수저만의 로스쿨?’ 이런 판입니다. 자세히 알고 싶은 충정이야 이해하지만 면전에서 학력·경력 너무 깊이 파고들면 자기인격에 손상이 온다는 것쯤은 알아야 합니다. 괜히 남에게 상처 주고 ‘소양머리 없다.’ 이런 소리 자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손흥민 축구대학 안 나오고도 얼마나 멋진 큰 선수입니까? 이미자·하춘하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생 아니로되 가왕(歌王)소리 듣습니다. 시골 농부 농고 아니 나왔지만 양파·마늘, 온실 농사의 달인입니다. 양파 벗기고 벗기면 뭣 남습니까? 학력·경력 자꾸 벗겨봐야 거기가 거기 착한 마음 성실하면 그만입니다. 성철 스님 말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했습니다. 운암산·고덕산 돋는 해나, 고산천·봉동천 붕어 맛이나, 소록도·백령도 근무 교사나, 김포·고성 복무 군인 같습니다. 월간지·주간지·일간지 기자 차별하면 멱살 잡힙니다. 덩샤오핑은 백묘·흑묘를 따지지 않았습니다. 3형제 둔 시부모 세 며느리 순위 가리며 삽니까? 30대 기업·5대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변호사면 대단합니다. 로스쿨 출신 1만5천인은 외국어도 잘 하지요. 7천만 남북 분단국가 국민 우리가 또 나누고·가르고·쪼개고·덜어내고, 차별하고 이런 일 서슴지 않는 졸망이들이 걱정입니다. 한글 알면 훌륭합니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3: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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