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누군가의 삶에 큰 희망과 자신감을 찾아 주기도 한다. 오늘 주인공인 고산고등학교(교장 장종택)에 재학 중인 김인아·오세빈 학생 이야기다. 3학년 동갑내기인 두 학생은 최근 소아암 환자와 사회적 취약계층의 맞춤형 가발제작을 위해 소중하게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했다. 얼굴만큼이나 마음씨도 참 예쁜 두 친구다. 인아는 ‘학기 중에는 적응이 안 될 것 같아’ 방학 때, 세빈이는 ‘변화된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 방학 전에 잘랐단다. 머리가 길었던 이전의 모습은 알 수 없지만, 자르고 난 지금의 모습은 시원하고, 단정하면서 건강해 보였다. 두 학생의 머리카락 기부는 2학년이던 지난 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머리를 기르고 있던 진다슬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함께 머리카락을 잘라 내년에 기부해 보자”고 처음 제안했고, 다수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맞춤형 가발제작에 필요한 25cm이상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 등 여러 이유로 중도 포기했고, 인아·세빈 학생, 그리고 진다슬 교사만이 약속대로 기부를 하게 됐다. 머리카락을 기부하기까지의 지난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줬다. 세빈이의 경우 어릴 적부터 머리카락 기부에 관심을 많았고, 다른 친구들처럼 예쁘게 꾸미고 싶었지만 중학교 때부터 극단에서 활동하며 전국순회공연을 다녀야 했기 때문에 항상 단발을 유지해야 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야 머리를 기를 수 있었고, 기부도 참여하게 됐다. 처음 머리를 자르고 집에 돌아와 “기부 때문에 잘랐다”고 말하자, 어머니는 “이게 세빈이지, 우리 딸 잘 키웠네”라며 기뻐하셨다고. 세빈이와는 달리 인아는 평소 헤어스타일에는 관심이 없다. 길면, 자르고, 또 다시 길면 자르는 털털한 성격이다. 기부 참여를 결정하고 미용실에가 원장님에게 “머리카락 기부할 거라 미리 30cm로 묶어서 잘라 달라”고 부탁했다. 인아 역시 맨 처음, 머리를 자른다고 했을 때도 부모님은 “잘라, 잘 어울릴 거야”라며 긴 말없이 응원해 줬다. 중학교 때 기부했던 적이 있어 이번에 머리를 잘랐을 때 ‘특별함’보다는 ‘일상적’인 느낌을 받았단다. 무엇보다 두 학생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모으는 것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머리카락을 모아달라고 부탁할 만큼 기부에 열정을 보였다. 앞으로도 계속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인아·세빈 친구. “머리를 자르면 소아암 환자를 위해 기부도 하면서, 씻을 때 시간도 단축하고, 물도 절약하고, 샴푸도 적게 쓰니 환경오염도 줄여 주잖아요.” 두 친구는 머리카락 자르는데 망설이는 친구들을 위해 장점을 소개하면서, “너무 ‘기부’에 의미를 부여하면 부담스럽다. 머리카락을 자르면 생활에 변화도 줄 수 있고, 하나하나 모으는 재미도 있다”며 “남들 시선 의식하지 말고 편안하게 도전해 보길 바란다”고 권유했다. 세빈이와 인아의 꿈은 각각 엔터테이너와 연출·감독이다. 무대 위와 무대 뒤에서 사람들을 감동시켜주길 기대하며, 두 단짝 친구의 앞날을 응원한다. 끝으로 대한민국사회공헌재단 국제협력개발협회는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일반인들로부터 25cm이상의 머리카락 30가닥 이상을 기부 받아 하루 4명, 매년 1500여 명씩 발생하고 있는 20세 미만 어린 암환자의 심리적 치유를 돕기 위해 맞춤형 가발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최종편집: 2025-08-09 18: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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