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의회 통합반대특별위원회(위원장 서남용)는 지난 9일 익산시를 방문해 함열읍 주민들과 통합당시 통합을 추진했던 실무자와 당시 이리시 의원을 만나 95년 통합이후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익산시는 지난 95년 이리시와 익산군을 통합해 도농복합형 도시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후 3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통합을 추진하던 당시 이리시는 지역의 명칭을 익산으로 변경하고, 시청의 소재지도 익산군지역으로 옮겨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익산군도 이에 응해 익산시로 출범하게 됐다.
당시 통합을 추진한 실무자는 그때를 회상하며, 새로 출범한 익산시의 시청사는 기존 이리시 청사를 그대로 사용했으며, 익산군에는 시청사 대신 쓰레기 매립장과 퇴비공장이 들어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통합 당시 상황과 현재 변화된 상황을 살피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중 유의식 의장에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통합을 추진할 당시 이리시 의원이라고 밝힌 A씨는 “뉴스를 보다 우리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전화를 한 이유를 밝히고, “당시에는 이리시와 익산군이 합쳐지면 지역의 큰 발전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통합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토로했다.
전화통화 이후, 익산시 모처에서 당시 통합을 추진했던 실무자와 당시 이리시 의원 등과 간담회를 갖고, 그때 약속했던 내용과 실제 실행된 것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간담회에 함께한 통합당시 관계자들은 한결 같이 통합하면 두 지자체 모두가 망가지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모든 것을 다 준다고 했던 이리시는 익산군에 무엇 하나 양보하지 않았고, 익산군은 점점 피폐해져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당시에 익산군과 이리시가 통합하지 않았다면, 익산군은 더욱 발전했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완주군은 충분히 자립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어 절대 통합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전주시와 전북도에서 모든 것을 다줄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며, 전북전체를 망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익산군청이 있던 함열읍만 봐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이후 익산군에 있던 10만여 인구와 군청이 자리했던 함열읍의 주민들은 물밀 듯이 이리시와 타 지역으로 옮겨갔고, 익산군은 그저 조그만 시골마을로, 익산시의 변두리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청사를 옮긴다던 이리시측은 통합과 동시에 군청자리에 익산시 함열출장소(1읍7면 관할)를 설치했지만, 3년 후 1998년 이를 폐지하고, 1999년 그 자리에 원광보건대학 일부과를 이전해 캠퍼스로 활용했지만, 현재는 북부청사라는 이름으로 바이오농정국만 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황폐된 함열읍 지역은 점점 쇠락해져 갔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전주시는 완주군과 통합하고, 그 다음은 익산시와 통합하기 위해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렇게 되면, 전북에는 전주와 그 외 지역만 남게 된다고 성토했다.
전북을 지키고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전북 내에서 각 지자체간의 경쟁을 통해 서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답했다.
당시 통합을 추진했던 실무자는 그 때를 회상하며, 그 당시는 통합하는 것이 익산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익산군 지역을 살리기 위해 원광보건대의 일부분을 함열로 옮겼지만, 그마저도 무용지물이 됐고, 결국 원광대 부지는 다시 익산시에 매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며, 익산시에 재정에도 큰 무리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리시 의원으로 활동했던 주민은 통합을 한 후에는 절대 원점으로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완주와 전주가 통합되면 완주군은 자연스럽게 소멸이 시작되며, 각종 혐오시설만 즐비해지고, 결국 전주시의 변두리 전락해 그저 그런 작은 시골마을이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 밝혔다.
이번 현장간담회는 이리시에서 통합에 최선봉에 섰던 이리시 의원출신 2명과 당시 이리시에서 통합관련 실무를 담당하던 공무원들의 입에서 나온 생생한 내용이다.
통합이후 장밋빛을 꿈꿨지만, 현실은 그들이 제시한 장밋빛 청사진은 그저 꿈과 같은 일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지금도 전북의 행정이 전주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형국인데, 완주와 통합하게 되면, 더욱 거대해진 전주시는 전북전체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인 것이다.
이들이 한결 같은 말속에는 전주가 커지면 결국 전북의 많은 사들인 전주로 모여들게 되어, 기존의 다른 시군의 소멸을 앞당길 수 있다는 걱정 섞인 소리였다.
결국 통합을 통한 전북특별자치도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고, 현재 13개 시군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 본 기사는 통합반대특위의 주관적인 기고 내용이므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