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밥을 먹어야지 고기·빵만으론 못산다. 밥 지을 양식이 쌀과 보리이다. 보리의 중요성을 들여다보자. ‘맥 떨어지면 죽는다.’ 이 속담의 ‘맥’은→맥(脈)·혹은 맥(麥)일 수 있다. 맥박(脈搏)은 살아있는 상태로 이처럼 중요한 게 바로 ‘보리(麥)’이다. 대맥(大麥)은→겉보리, 나맥(裸麥)은→쌀보리, 소맥(小麥)은→밀인데 이를 구별 못하면 ‘숙맥(菽麥)’이라 하고 세상 물정 어두운 바보를 가리킨다. 한문 사용시대 총각이 처녀를 불러내야 할 경우 ‘맥(麥)’자를 화살 끝에 매어 규수 방에 쏘면 “‘來+夕’→저녁에 오라” 쉬 알아들었다. 만나 무슨 짓을 했나는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부자와 가난뱅이 사이의 거래에서 ‘곱장리’라는 말이 있다. 빌린 곡식 ‘이자율 50%’는↔장리(長利)요, 이게 곱이면↔100%라는 뜻이다. 이러하니 고리업자는 부자, 가난뱅이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여름철 통보리 한 가마 빌려먹고 몇 달 뒤 쌀 일곱 말을 돌려줬다. 전봉준 이런 꼴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죽창을 들었고, 분노한 청년들이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죽기는 매일반 싸워 보고나 죽자’며 나선 이가 ‘동학농민혁명군(東學農民革命軍)’이었다. 관청을 공격하는 경우 맨 먼저 창고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성경에 ‘오병이어(五餠二魚)’가 나오고 여기 5병은 빵 다섯 조각을 말한다. 빵의 원료 밀 아니면 보리이었다. 5,000인이 먹고도 남았다는 기록이 있다. 겉보리 서 말만 있으면 처가살이 않는다. 남자들의 경제적 자강심(自彊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보리가 밥상에 오르는 데는 가을에 심어 봄에 밟고 북(배토·培土) 줘 가꾼다. 망종 지나 낫으로 일일이 베어 홀태로 이삭을 따 마당에 깔아 말려 도리깨질과 풍구를 돌려 알곡을 얻는데 모두가 중노동. 여기서 발전해 타맥기가 나왔다. 알곡 방앗간에서 껍질을 벗기면 ‘보리쌀’이다. 깨끗이 씻어 솥에 부어 초벌 삶고 좀 있다 두 번째 열을 올리며, 조금 후 다시 뜸을 들여 그릇에 펐다. 쌀 한 톨 들어가지 않으면 ‘꽁보리 밥’ 방귀 잘 나와 이도 또한 큰 괴로움이었고, 꽁보리 도시락 부끄러워 가리고 먹었다. 쉰 보리밥 버리지 않고 누룩을 넣어 삭히면 ‘보리단술’ 걸러 마셨다. 이 당시 ‘음식물쓰레기’란 말이 없었고, 혹 먹을 걸 함부로 다루면 복 달아난다 했으며, ‘천벌’ 소리가 나왔다. 어느 녀석 화풀이로 보리밭에 불을 질러 석 달 만에 죽었다. 맥주 시장에서 OB·크라운 오랫동안 경쟁을 했고, ‘비루(beer)’라는 맥주 유명했다. 김빠진 맥주 같은 생활하면 아니 된다. 대여양곡 ‘누른 보리’밥 냄새 임신부들이 싫어했다. 지식인들이여! 세상 바꾸는 ‘맥아(麥芽:엿기름)와 누룩’이 돼야 한다. 입후보자들마다 ‘엿기름·누룩’ 같은 모습을 보이면 표 두고두고 찍어줘라.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4:06:51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완주전주신문본사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48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01289 등록(발행)일자 : 신문:2012.5.16.
발행인 : 김학백 편집인 : 원제연 청소년보호책임자 : 원제연청탁방지담당관 : 원제연(010-5655-2350)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학백
Tel : 063-263-3338e-mail : wjgm@hanmail.net
Copyright 완주전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