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다면 배움 다시 시작하고, 하던 공부 계속해야 한다. ‘식구와 가족’을 살펴보자. 식구는→‘한 집안에 함께 살며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 가족은→‘부부 중심으로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들 집단이요. 또는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뤄진다.’ 식구·가족 끼리 사이좋으면 평안하고 나쁘면 남만도 못하다. 학벌 번뜻하고 자리 좋은데 아내와 처가 문제로 편한 날이 없는 지도자가 있다. 전에 화산 김봉회는 8남매요, 고산 박권재 11남매이었다. 이집 막내는 박길재. 왜 ‘길’재(‘吉’載)냐 하면 임을 암시하는 이름이었다. 기계유씨 집안에 열일곱을 낳아 16자녀 기른 박씨 할머니가 있다. 얼마 전까지 한국 여성 하나가 6인을 낳아 잘 길러냈다. 고산군과 호남평야 밤소에서 맞닿았는데, 고산은 산으로 싸여있고, 호남평야는 지평선 해 일찍 뜨며 늦게 진다. 고산 사람 이불속에 일찍 들어가 늦게 일어나니 애들 많이 낳았으며, ‘보릿고개(4·5·6월)-초근목피(草根木皮:풀뿌리 나무껍질)-9일3식(아흐레 동안 세끼)’ 먹고 사는 참혹한 이런 말이 있었으며, 평야사람은 논 많은 부자들이니 양처를 거느려 자손 여럿이었는데 농사는 인력이 필요하므로 이게 순리 자연현장 조화라고 했다. 1970년대에 가족계획을 시작하여 애들이 줄어 지금은 출산률 0.6인 멸종 위기란다. 독일에 사는 한국인이 모국에 들려 “‘왜 음식 쓰레기 이렇게 많나!’ 남편 등골 빼는 일로 놀랐다고 한다. 1973년부터 하루 세끼 먹었는데…, 먹을 게 없어 간호사(부)·광부 독일로…, 청년들을 월남전에 보낸 나라…음식을 버리다니…하늘 무서운 줄을 알라”고 한다. 백번 맞는 말이다. 평생 마음속 깊이 아쉬웠던 말 한마디는 ‘실컷 먹어라.’ 1965년 6월 5일 정일권 국무총리 삼천동 공관 초청을 받고 갔는데 다과회 자리에서 “야들아! 실컷 먹어라!” 이 소리를 못했다. 뒤에 깨닫고 보니 학생들은 ‘선생 눈치를 살피느라 많이 먹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 체면치레로 하고 싶은 일 제대로 하지 못한 시절 얘기이다. 혹 ‘실컷 먹어라’ 했더라면 나-학생-대접하는 주인 모두 좋았을 터인데 체면! 체면! 이것 때문에 주는 것도 먹지(먹이지) 못해 두고두고 후회한다. 당시 남 앞에서 ‘먹거나 먹어라’하기 어려웠다. 지금 실컷 먹고 남아 버리는 일 굶기보다야 낫지만 음식물 쓰레기라니 조물주께 죄송하다. ‘혼밥(혼자 먹기)’이 있다. 불교에 아귀도(餓鬼道)란 곳이 있다. 10만원 호텔 뷔페 상에서 많이 담아다 먹고 뭉떵 남기는 자 아귀도에 가고 남는다. 식구와 가족 수준 수-우-미-양-가가 있다. 콩국수 한 그릇에 9,000원 가난뱅이는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구수한 맛도 잊은 채 여름을 낸다. 밥-국-반찬이 몸의 피와 살이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3: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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