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도 소멸하는 것 중에 들어간 지 오래이다. 이런 세상에 세배보다 더 귀한 인사를 받을 때마다 그 표정 살펴지며, 뉘 집 자제인가 궁금하다. 장본인은 전주혁신도시 ‘장동우체국 임송현 씨’이다. 힘이 부쳐 몸으로 출입문 밀고 들어서면 자리에서 얼른 일어나며, 좀 쉬려 걸상에 앉으니 우편물을 받아간다. 곧 마주 서 우편번호·거리주소명을 부탁하면 전화기를 살살 더듬어 속 시원하게 적어 넣는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지갑을 내밀면 계산하고 잔돈까지 잘 챙겨준다. 사무 마친 뒤 빈 의자에 볼기 붙여 눈감고 숨돌리다보니 ‘임송현 서기’ 종이 컵 두 개를 들고 서있다. 하나는 녹차, 다른 하나엔 건빵과 부드러운 과자로 채워졌다. 놀라 받아보니 물 잔 따뜻하고 과자 향은 코를 벌렁케 한다. △미혼인가. △관향 어디 임씨인가 궁금하나 개인 신상 문제라 물음을 피하나 하여간 훌륭한 공무원이다. 작별하며 국장(여자)께 ‘임송현 서기 친절성 대단하다!’ 이 한 마디에 국장 및 직원 모두가 일어나 미소를 보낸다. 2023년 11월 15일 초겨울 아침 얘기이다. 우리나라 직업 중 ‘부(夫)’자가 많아, 농부(農夫)-어부-화부-탄부-잡역부-우체부(郵遞夫)…모두 힘든 일을 하는 분들이다. 이 중에 우체부는 기다려지고 만나면 반갑다. ‘우리 집 편지 없어유…?’ 이렇게 묻는 시골, 가방 메고 10리…30리 걸어 다니며 편지를 전했다. 지금은 오토바이로 다니지만 고맙기는 전이나 마찬가지로 반갑다. 옛날을 추억하며 우체국직원 택배기사, 소방관 모두에게 경의를 보낸다. 이 자리에 앉기(오르기)까지 머리 싸매고 공부했다. 경찰관, 세무사, 행정공무원 노고 많으나 이 중에 우체국 직원은 무섭지(?) 않다. 차별성이나 나쁜 말 절대 아니며 반가운 사람 따로 있다. 임송현 씨! 다가와 인사를 하고, 가는 영감 입을 즐겁게 해주다니 표창 받아 승진하기 소원이다. 기관마다 ‘임송현을 표상’으로 삼았으면 한다. 조선 후기에 갑신정변(甲申政變)이 있었고, 1884년(고종21) 12월 4일(양력)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서광범, 서재필 등 급진 개화파 젊은이가 청으로부터 독립과 조선 개화를 목표로 일으킨 정변이었으나, 청군 개입과 민중의 지지가 못 미처 3일 천하로 끝이 났다. 이날이 마침 ‘우정국(郵政局) 낙성일’이었다. 우정사업본부에 예산이 뭉떵 부어져 처우 개선을 하며 때때로 위로금·상여금 풍족하게 줘야 한다. 검찰 특수 활동비를 두고 하는 말이다. 늘 바쁜 전주장동우체국에 행운이 넘쳐나기 빈다. 택배 마치고 돌아가 전화하는 그 정성 틀이 잘 잡힌 기관이다. 행정담당 민원창구 직원들도 대접 받아야한다. 예산편성 담당자는 자세를 푹 낮춰 우대하는 쪽으로 마음 열어 겸손하게 머리를 써야하지 공짜로 부리면 야박한 죄인 소리 듣는다. 꽃은 색도 아름답지만 향기도 좋더라. ‘장동 동산의 장미·동백 같은 아름다운 꽃들이여!’ 郵政이 友情이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3:39:26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완주전주신문본사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48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01289 등록(발행)일자 : 신문:2012.5.16.
발행인 : 김학백 편집인 : 원제연 청소년보호책임자 : 원제연청탁방지담당관 : 원제연(010-5655-2350)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학백
Tel : 063-263-3338e-mail : wjgm@hanmail.net
Copyright 완주전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