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서 전화! “영동 이동희 입니다.” 어제 만난 이 박사(교수, 학장)이다. “선생과 작별하며 제 삼촌-장형-처남 뵌 듯 했습니다.”, “돈 똘똘 말아 선생 손에 쥐어드리자 어르신의 눈빛 ‘고맙습니다!’, ‘미안해요!’, ‘감사합니다!’ 여기에 ‘당혹해 하는 표정’ 말입니다. 저희들 허리 굽혀 절하고 차에 올라 ‘백미러’를 보니, 한 손에 지팡이 왼팔 들어 흔드시는 모습…이 나라 모든 어른들 같았고 얼마 후 제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제 말대로 ‘돼지고기 사드셨나’, ‘부인 드렸나’, ‘손자 용돈으로 쓰셨나.’, ‘교회에 헌금하셨나?’ 감사차(?) 다시 가렵니다.” 2022년 6월 11일 ‘악성 박연 귀양지’를 찾아온 영동 이동희 박사는 휠체어 탄 날 보자마자 무척 놀란다. 인사를 마친 뒤 ‘죽으라면 죽으리다.’는 각오로 서둘러 차에 오르니 엉덩이가 아프나 손님 눈치 챌까 조심조심 경천저수지 둑에 올랐다. “여기를 박연 귀양지 1호로 봅니다.” 거닐며 설명하려 했는데 출입문이 잠겨있어 돌다리-활골-쪽골-거사리(居士里)-백암동-잣뒤-되재-수락-운제산-도솔산-운제현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나 물만 출렁일 뿐 실감나지 않는다. 옥포 정자에 이르러 마루는 먼지투성이 10여 보 나무 그늘에 백지를 깔고 술 석 잔을 부어 놓으니 이동희 박사 정중하게 제배를 한다. “시 한 수 읊을까요?” 이 박사 “좋습니다.” 지팡이에 의지 “오래 함께 할 선비 머지않아 여기 올 거인데(起)/ 난초 핀 개울가 귀양지 어디 다냐?(承)/ 초여름 햇살 받아 흰 얼굴 붉게 탔네(轉)/ 어허! 구름사다리 잠긴 내에 애달파 눈물을 보태누나(結)” 두 분 박수 중에 원문[沉吟]을 펼쳐보였다 ‘永同詞伯不遠來/ 蘭溪流謫何處在/ 薰風日域白顔紅/ 雲梯沈川添淚哀’ 이 박사에겐 풀이가 필요 없다. 짧게 한 마디 “90년 전 임신년 제 조부 글입니다.” 이 박사 깜짝 놀란다. “이 글 박사님 가져가세요.” 박사 ‘아니 됩니다.’ 극구 사양한다. “가져가세요. 저 갈재 넘으면 맘 변할 수 있습니다.” 기쁜 표정으로 받아든다. 여기 원종은 판사 둘, 검사·변호사·사무관이 나왔고, 임전마을은 여 판사, 한 모퉁이 돌아 박성일 완주군수 나복동을 설명하니 차 벌써 수선리에 들어서자 유희태 군수 당선 환영 펼침막이 100m가 멀다하고 펄럭인다. 귀양지 2호 가상지역 붉은 바위-온섬-능바위를 둘러보는데 사람 하나 만나지를 못했고, 뱀재 임규현 현역 후보 6표 차로 낙선한 작은 마을 얘기에 이 교수·이명건 작가 침울하다. 이러고 1년 후 2023년 10월 21일 양인이 다시 찾아와 ‘이서면 초남이’를 안내했고, 답사를 마치고 가는 길 『흙의 소리』 박연의 삶과 꿈 이동희 장편소설에 친필 명구(名句)를 수결해 건네준다. 600년 전 박연을 통해 충청도 석학을 만났고, 오늘 동행자 이명건 작가의 후한 대접 너무나도 고마우며 미안해 이 글 신문에 담아둔다. 우리고장 소재로 한 대작을 기다린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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