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청에서 송광사 방향으로 운전해 가다보면 자연스레 코가 찌푸려지는 구간이 나온다. 장마철 기압이 낮아져 눅눅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요즘처럼 볕이 쨍쨍한 날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잠깐 스쳐갈 때도 이러할 진데, 사계절 악취와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의 고충은 오죽할까? 악취 문제 앞에는 통상 ‘고질 민원’이라는 표현이 따라 붙는다. 그만큼 주민이 오랜 시간 고통을 겪고 있고, 군 집행부가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다는 방증일 것이다. 소양면이 가축 분뇨 피해지역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소양에 돈사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완주군에는 35개 농가 약 7만3천 두의 돼지가 사육중인데, 이 가운데 소양면은 17개 농가 3만9천두에 이른다. 2022년 기준, 가축분뇨 발생량을 보면 매일 완주군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량은 345톤이고, 그 중 절반이 넘는 185톤이 소양에서 나온다. 그간 악취 문제에 군이 아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삼례의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의 용량을 60톤 늘려서 올 연말부터는 하루 180톤의 분뇨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악취모니터링 감시단 등 전담 인력을 채용하여 24시간 연중 상시 감독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환경통합관리 상황실 구축사업이 마무리 될 경우 종합적인 모니터링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래도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첫째, 증설 이후에도 삼례 공공처리시설에서 처리 가능한 가축분뇨량이 전체 발생량에 미치지 못하다보니 나머지 용량 처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둘째, 주민이 느끼는 악취의 심각도와 포집기 상에 채집된 수치, 즉 체감상과 법적 허용 기준치 간의 괴리 문제가 크다. 지난 4월, 소양의 집단 민원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드러났듯이, 주민 입장에서는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해도 “허가는 합법적으로 이뤄졌고, 악취 역시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다”는 관리부서의 답변이 답답했을 것이고,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집행부로서도 안타깝기는 매한가지였으리라. 본 의원은 제9대 완주군의회에 등원한 이후 돈사의 지속가능성과 더불어 축산 악취 해결 방안 마련을 적극 추진해 왔다. 첫 5분 자유발언(‘소양면 축산 악취, 적극적으로 해결해야’)을 시작으로, 지난 6월에 실시했던 2023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축산 악취 해소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또한, 주민과 관련 부서 공무원과의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선진지 견학을 통해 완주군만의 모델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 7월, 소양 주민 30여명과 동료 의원, 완주군 담당 공무원이 함께 다녀왔던 홍성군 원천마을 이야기를 소개한다. 34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에너지 자립마을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지난 2014년도부터 지금까지, 주민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신재생에너지 선도 마을을 실현하는 중이다. 현재 마을의 91%에 해당하는 31가구에 주택 태양광이 보급돼 있고, 상업용 태양광도 6기가 설치돼 있다. 특히,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설치, 폐열을 활용해 시설 원예, 농산물 공동 건조 사업 등 마을의 수익사업 추진을 통한 마을기업 활성화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 축산 악취는 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이슈의 하나이다. 소양 주민들이 호소하듯 마음대로 창문도 열지 못하고,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운 일상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육류 섭취량이 점차 증가해가는 현대의 식문화에 비춰볼 때 돈사 농가를 무조건 매도하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 그야말로 더불어 살아가는‘상생’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한다는 태도가 우선되어야만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원천마을은 두 가지 면에서 탁월해보였다. 말 그대로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해당 지역의 ‘에너지 자립화’를 실현해 가는 중이고, 무엇보다 가축 분뇨를 활용해 운용되는 바이오가스 시설의 특성상, 분뇨로 인한 악취 저감 효과를 확실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동행했던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이오가스 시설이 정말 냄새를 줄여 주느냐?’하는 것이었다. “악취 저감, 가능합니다.” 에너지 자립마을 추진위원장님의 말이 모두에게 희망이자 전략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유이수 = 완주군의회 의원
최종편집: 2025-06-24 03:45:34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완주전주신문본사 :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봉동읍 봉동동서로 48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01289 등록(발행)일자 : 신문:2012.5.16.
발행인 : 김학백 편집인 : 원제연 청소년보호책임자 : 원제연청탁방지담당관 : 원제연(010-5655-2350)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학백
Tel : 063-263-3338e-mail : wjgm@hanmail.net
Copyright 완주전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