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상·유희택·조재영 세 분의 인사성은 늘 ‘정월 초하루’이(었)다. 비봉에 삼성·현대·LG 정도의 부자가 없는데 무슨 금수저·은수저·흙수저냐 하겠지만, 이해하기 쉽도록 유윤상→은수저, 유희택→금수저, 조재영→흙수저라 하는데 이 표현 본인이나 가족의 양해가 있기를 바란다. △유윤상은 20대에 면장을 했고 주조장 집 동생이며, 지방정치에서 ‘부위원장’을 두루 맡아 교육위원을 지냈다. △유희택는 유윤상의 조카로 아버지 유준상이 제헌국회의원이요, 익산시 남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상과대학 경제과를 졸업한 후 전주상고 교사·장학사·연구사·중학교교감·교장을 했다. 나웅배 전 부총리와 서울대학교 동창생이요, 발이 넓어 전주상고 취업지도(알선)교사로서 큰 빛을 보였다. △조재영은 위 두 분과는 달리 가난했다. 출생지 바깥밤실 옛집 마당 가운데에 큰 바윗돌이 있었고, 여러 남매 끼니가 어려워 비봉면 죽산리로 이사를 했다. 중학교 다닐 나이에 6·25전쟁이 터져 목숨 산 것 만도 다행이라 여겼다. 휴전 후 자유당 시절 면사무소 말단직에서 시작, 오르고 또 올라 면장으로 아름답게 정년퇴직 입지전적(立志傳的) 인물이다. ▲세 분의 공통점은 ‘밝은 인사성’이다. 만나서 인사, 돌아서며 인사, 낯은 밝고, 말씨는 부드러우며, 목소리는 곱다. 여기에 인정이 넘쳐 자기 입에 물은 것도 빼줄 정도(위생적인 걸 떠난 표현)이다. 이러하니 누가 싫어하랴. ▲유희택은 고향 소농리 집을 수리하여 사회에 내놓을 테니 관리를 맡아 달라고 내게 부탁을 했는데 상처와 처녀장가 등등 만년이 고단했고, 요양원생활을 하다 세상을 떴다. 이런 불행을 지켜보던 동생 희창(熙昌)은 나이 들어 ‘나 검찰청 취업 안 되기 잘했어!’ 이러며 살았다. ‘6·25전쟁 중 아버님과 숙부의 죽음’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유윤상-유희택-유희창 가정에 이런 비사가 있으면서도 ‘원수’·‘적’·‘복수’…이런 소리 안했고, 돈 있는 자 없는 사람 차별 없이 ‘정월 초하루’처럼 대했다. 보통 인물을 뛰어넘는 덕망가들이었다. 유윤상 님 딸(유정숙:완주중)과 조재영 님 아들(조근성:전주남중)을 가르쳤고, 유희택 교감은 이리여중에서 함께 근무를 해 잘 아는 사이이다. 유윤상 전 면장의 장남 유희빈은 전북도의회의원을 했고 지금도 귀한 대접을 받는 가운데 민원문제 등등 민감한 일에 힘을 쏟는다. 조재영 가슴 아픈 일이야 어찌 없었으련만 낙천적이다. 매월 초하루면 전화하고, 최규호 전 동상면장이 ‘대아저수지 용’이라면, 조재영은 ‘봉실산 봉황(鳳凰)이란 표현이 맞다. 양인은 동료애 친구로서 부럽게 소통을 한다. ‘비봉포란(飛鳳抱卵)!’ 지역특성대로 사는(살던) 인물들이다. 비봉면 인재들의 귀한 자료가 차고 넘쳐나니 책 만드는 일 그리 어렵지 않다. 선뜻 나서 이 좋은 일을 해내면 곧 위인 소리를 듣는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3: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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