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만나느냐에 이 작은 아이의 운명이 달려 있잖아요. 누구나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는데….” 제18회 입양의 날’인 지난 11일 대통령 표창을 받은 소양면 유삼례(65)씨에게 입양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묻자 되돌아온 말이다.
아이를 낳는 것보다 기르는 것이 힘들다며 출산을 포기하는 세태 속에서 세 아이를 낳고, 뇌병변의 장애아를 포함, 두 자녀를 입양해 다섯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유 씨의 이야기가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대학생과 고등학생, 중학생의 세 아들을 키우고 있던 지난 2006년 “좋은 부모를 만날 수 있는지 여부에 아이들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국내 입양 홍보문구가 가슴에 와 닿아 입양을 결정했다.
주변의 만류도 많았지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가 잘못된 사람들의 품에 들어가는 것보다 자신이 사랑으로 안아 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단다.
곧바로 가족들을 설득해 갓난아이를 자신의 넷째 딸로 거둬들인 뒤 2년 뒤인 2008년에 다섯째인 두 살 터울의 딸을 다시 입양했다. 막내를 입양한 지 5~6개월 뒤, 남들보다 발달과정이 느린 것을 깨달은 유 씨는 병원으로부터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주변에서는 “장애아를 키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며 파양을 권했지만 유 씨는 “가족은 고통을 함께하고 시련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이라며 마음을 굳게 먹고 평생 끌어안기로 결정했다.
열여섯 살이 된 막내는 지금도 혼자 서는 것이 힘들지만 가족들은 한 마음 한뜻으로 ‘피보다 진한 가족’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써가고 있다.
유 씨는 아이들에게 입양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어차피 숨겨도 다 알게 될 텐데, 우리 아이들에게만 숨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유 씨의 밝은 미소 속에는 피보다 더 진하고 따뜻한 ‘사랑’이 넘쳐났다. 유 씨의 감동 스토리는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자녀가 없던 시동생 부부도 입양을 결정해 지금은 열일곱 살이 된 입양자녀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머니의 입양 과정을 보며 자린 유 씨의 큰아들 역시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자녀가 3명이 있는 상태에서 입양을 결정, 네 자녀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유 씨와 큰 아들 등 흔하지 않은 ‘다자녀에 2대째 입양’은 ‘OECD국가 중 출산율 세계 최저’이자 ‘아동수출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아이들은 사랑받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며 “장애가 있는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내며 입양문화를 확산해가는 모습이 너무나 존경스럽고 완주군민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