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며 깨달은 진리. ‘어머니와 아내가 퍼주는 밥은 배고프지 않다.’ 자취(自炊)를 해봤고 힘들 때 남의 집 밥 먹어봤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진안군 안천면 김종환은 큰아버님 댁에서 사촌 형수가 지여주는 밥을 먹으며 늘 배고팠으며, 우리 당숙 70넘어 ‘밤이면 냉장고 자주 열어보신다.’는 소리 듣고 그냥 지났는데 지금 그 이유 알고서야 당질로서 후회하나 이미 고인이시다. 겨울 긴긴 밤 해마다 같지만 챙겨놓은 간식 손대지 않고 날 새는 경우 많다. 처가 차린 저녁상 잘 받았기에 야식 아니 해도 괜찮다. 미혼 남자마다 노년의 ‘허기(虛飢)’를 생각해보라. 젊어선 처녀·총각 차고 넘치나 나이 들수록 ‘왜 여태까지 혼인 안했대?’ 이 소리 따라다니고 60 넘으면 ‘늙은이’에 든다. 솔직히 이 나이에 장가(시집)들려면 지위 높거나 돈이 많아야 눈길이라도 준다. 혼인 늦어질수록 배우자 구실 서툴러 일찍 혼인을 하여 부부생활 익숙해야 늙어 덜 추해 보인다. 아내는 남편 뱃속을 훤히 안다. 밥 얼마만큼, 간식은 무엇, 어느 때… 헤아리고 사니 남편 시장할 틈이 없다. 전주에서 이리(지금 익산시)까지 여러 해 기차통근을 하며 조반 한 끼 건너 띤 적 없었고 아내 덕으로 4남매 가르쳐 손자 자랑하며 지낸다. 역사 공부를 하다 보니 대한민국은 여자들 공로로 여기까지 왔다. 은진송씨(송시열 선대)의→‘고흥유씨 부인!’, 광산김씨(김장생 선대)의→‘양천허씨 부인!’, 고산지역 담양국씨(국함 할머니)의→‘우주황씨 부인!’이 있어 송(宋)-김(金)-국(鞠) 쟁쟁하지 않은가. 이런 할머님이 되려고 결심을 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출산장려금·양육비·가르칠 돈을 주는데도 열 달 배부를 걸 싫어하고 ‘귀여운 내 아이 대신’ 강아지를 사랑하는 어긋난 생각을 버려야 멸종위기를 벗어난다. 전주이씨 시조 이한(李翰) 부부 신라 말 전주에서 살림을 차려 그 후손 조선왕조까지 열었다. 조선 초 우주황씨 황거중(黃居中)은 아들 넷과 5 부자였지만 지금 족보가 다섯 권 큰 씨족으로 본관 ‘우주(紆州)’를 잘 지켜내지 않는가? 어른들 군것질 거리로는 땅콩 한 줌도 좋으며, ‘땅콩샌드(CROWN)’, ‘마가렛트(ROTTE)’는 부드럽고 배가 든든하다. 환자 사인은 결국 못 먹어 ‘굶어죽는다’는 것이다. 밥이 보약이고, 간식을 가끔 하면 입이 덜 마른다. 접시 밥도 담을 탓. 어머니와 아내 밥은 진수성찬 아니더라도 살이 된다. 이 밥엔 정성과 생명력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입으로 불어 날아가는 밥 있고 눈칫밥이 무섭다. 부부해로가 최고더라. ‘사위 밥은 서서먹고, 아들 밥은 앉아먹으며, 남편 밥은 누워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무촌(無寸) 부부에서 ‘백대만손(百代萬孫)’이 나온다. 70넘어 기력 까라져 누우면 누가 물 한 모금 떠다 주랴. 자손번성이 애국애족이다. 고산 전 신일약방 김석탁 님 댁의 번창을 주목해야 한다.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최종편집: 2025-06-24 0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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