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백당(白堂) 윤명호 화백(81)의 ‘백당갤러리’가 화재로 전소된 지 8년 만에 문을 열었다. 지난 2016년 6월, 윤 화백의 작업실인 ‘청우헌(상관면 내아마을 소재)’이 한순간 화재로 불에 타 그림과 예술품 등 80여점이 모두 재가 됐다.
보통 사람의 경우, 애지중지하던 물건들이 들어 있는 집에 불이 나면 울고불고 난리가 날 테지만 윤 화백은 오히려 타들어가는 집 앞에서 껄껄 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림 인생 60주년 전시회를 준비하며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계속 마음이 불편했던 상황에서 불이 났기 때문.
윤 화백은 “‘그림이 아직 부족하니 새롭게 시작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느꼈고, 불기둥이 치솟는 순간 잡념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답을 찾은 듯 가슴이 뻥 뚫려 웃음이 터져 나왔다”며 웃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은 화재가 났던 2016년도에 KBS1 TV 인간극장 ‘윤화백이 웃던 날’편을 통해 5부작으로 방영되면서 전국에 알려졌다.
특히 백당 갤러리가 다시 문을 열수 있었던 데에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플롯을 전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준 부친에게 보답코자 학원 보증금을 빼고, 식당 설거지 아르바이트 등으로 돈을 모아 갤러리를 짓느라 피땀을 흘려 노력한 효녀 딸 수연(48)씨 덕분이다.
윤명호 화백은 인사말에서 “8년 전 화재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사랑과 격려에 힘입어 갤러리가 다시 문을 열게 됐다”며 “그동안 후원해 주신 분들과 지인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화의 맥을 잇는 백당 윤명호 화백은 1979년 국전 28회 입선을 시작으로 1980년 전북도전 초대작가, 국전 29회 입선, 한일 교류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1회, 2회 입선 등 수상경력이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