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계에서 ‘4서 3경’ 중시하고, 개신교에서는 ‘성경 66권’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긴다. 전주전성교회 박영순 권사(삼천동 88세)는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해에 세 번 읽었다. 장로·목사·신학생·신학대학교 교수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박 권사는 어떤 인물인가? ▲몸 성치 않고 가난하며 늙어 외롭다. 그렇다고 어느 누가 알아주랴! 살아있으니 사는 것. 몸에 혼 있어 살아간다.
△남매 두고 남편 일찍 가니 △세 목숨 살기 위해 물건 광주리에 이고 다니며 팔았다. △근근이 살며 여식 하나 출가시켰는데, 딸 하나 낳고 죽자 그 외손녀를 데려다 길러 여우니 △월 10만원 씩 보내다 아이 둘에 남편 벌이가 어렵자 돈줄이 끊겼다.
▲박 권사가 받은 정부지원금은 외아들의 어려운 살림살이 ‘반찬값’으로 내놓는다.
▲어머님 역경을 뀌고 사는 아들은 ‘아버님 몫’까지 포개어 섬기려 하나 사회는 젊은이의 편이 아니다. 아들(심기원:자부 국승미)은 어머님을 닮아 두터운 신앙심으로 버텨나간다.
▲어머니는 이게 고마워 하나님께 무릎 꿇어 기도한다. 살기 위해 기도하며 살아있기에 부르짖는다.
▲손자 제대하고 궁리 끝에 음식점을 차릴 작정이라니 할머님 기도거리가 또 생겼다. 음식점이 많고 성공은 솜씨와 밑천인데 제대 장병 가진 게 뭐 있겠나. 할머님은 이제 무릎 더 꿇을 근력도, 앉았다 일어설 힘도 자꾸만 사그라진다. 남편을 보내고 못 죽어 살아온 인생! 아들-딸-며느리-손자 위하는 재간이란 오로지 기도와 성경 읽기뿐이다. 눈물 젖은 얼굴 몸 굳어도 성경만을 펼쳐든다. ‘하나님 저 어찌하오리까?’ 눈 침침… 88세 노파의 이 절규 듣기조차 민망하다. 한국 여성마다 단군 신화 웅녀(熊女) 닮아 시련 이겨 여기까지 왔다.
▲성경 3독 ‘상금에서 십일조’를 냈다. 마음 판이 비단결이다. 천사 아닌가? 하나님에 대한 도취(陶醉)냐? 신학박사·심리학자·정신과 의사가 대답할 차례다.
어려운 국정에 정부 애쓰지만 서둘러 ‘노인들 살 자리 집단화사업’을 펼쳐라. 목사·장로께 한 마디. 사회에서 ‘노회(老會)’를 ‘노회(老獪)’로 보면 거북하다. ‘홀아비-과부-부모 없는 아이-자녀 끊긴 늙은이(鰥寡孤獨:환과고독)’가 가장 불쌍하다.
노회(총회)는 조선시대의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처럼 사람 잘 받든 이의 열전을 펼쳐내라. 전에는 성균관 대사성과 향교 교수(훈도)를 알아줬다. 농촌 소멸이 교회 소멸이다. 이 나라 밥 먹고 사는 이 수준은 여인들의 공로이다. 어려운 주변 사람에게 눈길을 주자. 부부해로가 큰 복임을 알면 대인이다.
윤인선 목사는 안산에서 전주로 이적하며, 집 판돈을 교회에 냈고, 그 아버님은 천 단위 큰돈을 아들 교회에 헌금했다. 좋은 소문 널리 날수록 좋다. 부활절에 예수님 생각을 깊이 해보라. ‘아! 십자가를 우러러 보라!’ 행복지수가 바닥인 이 나라∼.
/ 유하당(柳河堂) =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