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은 마렵고…허리띠는 홀 맺히고…소나기는 내리고…꼴짐은 넘어지고…냇물은 불고…송아지는 달아나고…” 어릴 적 우리끼리 쓰던 말이다. 어찌 보면 지금 정국의 급박함이 이 꼴이다.
2023년 3월 2일이 초등학교 신입생 입학 날인데 ‘전북에 입학생이 없는 학교가 27개교’란다. 학교장-교감-교사 가르칠 애가 없는데 월급만 꼬박꼬박 받으려니 미안할 것이고, 서거석 교육감이 학교 통폐합 문제를 들고 나오면 ‘물러나라!’ 소리칠 게 빤하여 박도 빼도 못하는 바윗돌 ‘거석(巨石)’같은 교육수장이다.
학교 통폐합은 교원들의 밥줄과 이어진 문제라 젊은 층도 섣불리 나서질 못하고 제 코가 열두 자나 빠져 전북을 떠나는 처지라 애향(국)심 얘기에 입 뻥긋할 청년이 없으며, 용기마저 말라붙어 호응할 동료가 드물다.
2010년 5월 31일 문수 스님(봉동 출신)이 소신공양을 했다. “계에 촉망받던 비구승이었고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가 나서 정부(대통령 이명박)의 잘못된 정책을 소신공양으로 통렬히 비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에 우리는 문수 종사의 ‘파사현정정신’을 후학들에게 전승하고자 한다. 우리 도반 문수야 우리 내생에도 같은 시간에 출가하여 도반으로 수행자로 금생에 못다한 보살 서원을 기필코 이뤄내자. 문수 종사가 살신정신 대승보살 정신으로 소신공양을 하였기에 그의 정신을 길이 후대에 전하기 위하여 도반들이 비를 세운다. 신라 불교에 공헌한 이차돈 성자 같이 문수 종사 순교정신을 영원히 전하는 그 뜻 황룡이 휘몰아칠 줄 그 누가 알겠나. 불기 2555년 5월 31일 글 진관. 건립위원장: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이 비문 우리 완주군민이 읽어줘야 한다. 자손 없고 비는 경북 군위에 있으니 누가 읽으랴.
“고정식(高貞植)은 1920년 11월 9일 경성지방법원에서 ‘강도죄(일제의 전가보두)’로 3년 형을 받고 복역 중 1923년 26세에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사했다(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향토문화전자대전)”
올해가 독립운동가의 옥사 100년이다. 고산주민자치회(회장:조광근)는 이 100주년을 어떻게 생각하며 어떤 행사를 하려나! 청년이 꿈틀거려야 하는데 청년이 없다고? 사람 없고, 역사 모르고 기 꺾였으니 이 나라 장차 어찌 할꼬?
노인은 사라지고, 청년은 줄고, 초등학교 입학생이 없고 ‘말라가는 우물’ 같은 현상이다. 여야 없이 몸부림쳐도 터진 댐 막기보다 어려운 판국인데 싸움만 보인다. 진실로 큰일이다.
내년 국회의원 당선자들인들 뾰족한 수 있겠나. 제헌의원 유준상(1910년생), 2대 박양재(1913년생). 3·4대 이존화(1914년생), 5대 이정원(1919년생) 40살 전후에 국회의원을 했다. 완주 한 때 청년을 알아주었다.
향기를 풍겨야 벌·나비가 모인다. 청년이 움직여야한다. 그런데 힘찬 청년 보이질 않는다. 몰락·소멸 소리만 무성하다. 고기 값 쌀 때 많이 먹여야하듯이 애 귀할 때 쑥쑥 낳아라.
/ 이승철 = 칼럼니스트, 前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