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무리 실력 있는 기자가 썼더라도 사진 없이 기사로만 꽉 채워진 신문은 읽기 싫을 정도로 지루하게 느껴진다.
또한 훈남 외모에다 유창한 말솜씨를 지닌 아나운서라 할지라도 영상 없이 말로만 긴 시간을 설명하는 뉴스를 시청하기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기사 속 사진 한 컷은 내용의 이해를 돕고, 신문의 가치와 품격을 높인다.
때론 100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의 힘이 클 때가 있다. 방송 역시 영상이 곁들여진 뉴스는 아나운서와 기자의 말과 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처럼 사진과 영상은 신문과 방송에서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완주군정 소식도 신문과 방송을 통해 매일 군민들에게 전달되는데, 대부분 사진과 영상이 따라 붙는다.
‘완주군정 홍보의 끝판왕’이라할 수 있는 사진과 영상을 담당하는 완주군청 직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인공은 바로 완주군청 기획예산실(실장 김의철) 공보팀 소속 김회성·이승엽·이훈민 주무관이다.
■우리는 군정 홍보맨이다
김회성(49) 주무관은 ENG 카메라 촬영 및 기자재 관리, 홍보영상물 방송사 홍보 및 유튜브(Youtube), 홍보게시대 운용, 촬영물 편집 및 보존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승엽(47)주무관은 영상 홍보업무 관리, 군정 홍보용 사진 촬영 제공 및 기록 보존, 사진관련 기자재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고, 이훈민(30)주무관은 음향 방송장비 유지관리, 군정영상홍보 전산화 관리 등이 주 업무다. 각각의 업무 외에 군정관련 신문보도 스크랩도 하고 있다.
담당 업무에서 알 수 있듯 군청 실과소의 보도자료에는 이들이 찍은 사진과 영상이 첨부된다.
또 완주군 관내 대다수 행사장을 누비며 완주군의 실시간 다양한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내는 일을 하다 보니 군청 공무원들에게는 낯익은 얼굴들이다.
■완주군과 이렇게 인연이 됐다
맏형 김회성 주무관은 방송사 입사가 꿈이었다. 그래서 사진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고, 친구와 함께 방송아카데미에 들어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방송 전반에 대한 지식도 습득했다.
이후 TBS 교통방송에서 일을 하다가 친구 소개로 시험을 본 뒤, 지난 2013년 2월부터 완주군청에서 일을 시작했다.
“방송일은 힘들지 않았는데 출퇴근이 너무 힘들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마침 친구가 ‘자리가 났으니 시험 보라’고 권유해서 전주로 오게 됐죠.”
김회성 주무관보다 두 살 어린 이승엽 주무관. 국내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국민타자’로 알려진 현 두산베어스 감독과 이름이 똑같다. 그의 이름을 잊어버릴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주무관의 임용일은 2005년 2월로, 대둔산관리사무소에서 공무원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사실 처음부터 카메라를 잡은 게 아니다. 사진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일을 하다 보니 재미를 느꼈고, 자격증까지 따게 됐다.
평소 말수가 적고 차분한 성격이지만 그는 군청에 들어오기 전, 강도 높은 훈련으로 유명한 제7공수 특전여단에서 직업 군인으로 일했다.
“장기 복무도 고민했지만 사회에 나가 일하고 싶어 중사로 전역했어요. 전역 후에 친구의 소개로 군청을 알게 돼 들어오게 됐죠.”
막내 이훈민 주무관은 우석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2017년 2월 취업박람회를 통해 완주군청과 인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두 형님들과 열심히 일하고 있다.
대학교 때 영상동아리 활동을 했고, 학과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편집도 어느 정도 할 줄게 됐다.
방송국에서 편집 기술관련 일을 하고 싶었지만 지방에서는 쉽지 않아 진로를 바꿨단다.
■일한 만큼 기억도 많다
세 사람이 아침에 출근해서 하는 일은 완주군수의 스케줄을 확인하는 것이다.
하루일과 대부분이 행사장과 민원현장 등을 방문하는 완주군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촬영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일과를 마치고 들어오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다운 받은 뒤, 실과소의 요청에 따라 보도자료에 첨부되는 사진이나 영상을 보낸다.
그리고 나서 다시 행정, 사회복지, 경제 등 분야별로 편집·정리해야 하루 일과가 비로소 마무리 된다.
근무한 기간만큼 기억에 남는 일도 많다. 김 주무관의 경우 10kg이 넘는 ENG카메라를 어깨에 걸쳐서 들고 다니며 찍다보면 팔이나 어깨가 빠지듯 고통이 심하다.
타 지자체나 방송사처럼 캠코더로 대신 할 수 있지만, 단체장을 보다 돋보이게 하는 등 의전을 위해 통증도 견뎌내고 있다.
오히려 자신이 촬영한 영상이 TV를 통해 송출되면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단다.
임용 첫 해 와일드푸드축제때 비가 많이 내렸는데, 무거운 ENG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촬영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사진 경력 17년 넘는 베테랑 이승엽 주무관도 떨리는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찍은 사진의 구도가 엉망이었던 순간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을 느낀단다.
“일출장면을 자료로 쓰려고 새벽 3~4시에 우리 셋이서 대둔산을 간 적이 있어요. 추운 날씨에다 새벽이어서 케이블카도 운행을 하지 않다보니, 무거운 장비를 들고 올라가야 했는데, 넘어지고, 퍼지고, 정말 힘들었어요. 그때가 기억이 납니다.”
그뿐 아니다. 실컷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 파일이 날아가 다시 복구하기도 하고, 대회의실, 문예회관 등의 음향업무까지 맡다보니 오디오가 끊기거나, 다른 음악이 나오는 등 돌발사고도 다반사다.
특히 와일드푸드축제는 이들에게 가장 부담되는 행사 중 하나다.
지난해의 경우, 하루에 4천장 넘게 사진을 찍었다. 계산해보면 3일 동안 찍은 사진만 1만장이 넘는 셈이다.
찍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 많은 사진을 정리하는 작업도 찍는 만큼이나 힘들다.
이승엽 주무관은 “축제의 순간순간을 놓지는 게 아깝게 느껴진다. 식사를 못하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축제의 장면을 많이 담아 놓아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축제가 끝나고 정리하려면 힘들지만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길을 계속 걷고 싶다
김회성 주무관은 빠르게 변화하는 완주의 모습(지형)을 드론 등을 활용해 촬영한 뒤, DB화 하고 싶은 게 앞으로의 계획이다.
“뽕밭이던 운곡리와 들판이었던 삼봉에 언제부턴가 건물이 들어서고, 정말 빨리 변하잖아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자료로 남기고 싶어요.”
이승엽 주무관도 완주군의 풍경을 사진으로 많이 담고 싶단다.
“군수님 사진도 중요하죠. 찍으면서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풍경 사진을 많이 찍어 놓고, 이름을 새겨 놓으면 저의 작품이 되면서 군청 직원들이 언제든지 자료 사진으로 꺼내 사용할 수 있잖아요.”
마지막으로 막내 이훈민 주무관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사진 자격증을 따내 전문가로서도 입지를 다지는 게 꿈이다.
“두 형님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사람 만나는 것도 복인데 저는 복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형들에게 일도 많이 배우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기자가 현장에서 만날 때 마다 세 사람을 보면서 “자랑하거나, 우쭐하지 않고, 친형제 이상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챙겨주면서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완주군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멋진 사진과 영상을 많이 남기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