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2시30분에 개원한 제6대 완주군 어린이·청소년의회 본회의장. 이날 의원들의 2분 자유발언과 날카로운 군정질의가 이어지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나선거구의 강성현 의원(소양서초)은 “아이들이 밤이 되어 귀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로등이 없는 곳이 많아 무섭고 불안하다. 이서면은 가로등 설치가 1,120개인데 운주와 경천은 아예 없다”며 “가로등을 추가 설치해 범죄를 예방하고 안전한 밤거리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강 의원은 이날 서울시 경찰청과 건축도시공간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가로등을 설치한 거리에서는 범죄가 약 16% 줄었다”고 구체적 근거를 내놓았다.
다선거구 한소율 어린이의원(봉서중)은 ‘노키즈존 반대 캠페인’ 건에 대해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케어키즈존’ 운영 방식에 따른 캠페인이 필요하다고”고 주장했다.
완주군 어린이·청소년의회는 아이들이 지역사회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미래를 열어갈 시민 권리를 만들어 갈수 있도록 지난 2016년부터 매년 공개모집과 학교장 추천을 받아 온라인 투표를 통해 구성·운영하고 있다.
13개 읍·면을 가~라 4개 선거구로 나눠 선거구별 인구비례에 의해 50여 명의 의원을 구성하고 의장과 부의장도 자체 선출하는 등 지방의회와 똑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안건 상정과 심의, 폐회선언도 기존의 지방의회처럼 진행하며, 처리된 안건에 대해서는 예산 투자도 이뤄진다.
지난 2020년 7월에는 18세 선거권 확대에 따라 예비적 경험을 심어주기 위해 전북 최초로 어린이·청소년의원들의 선호 공약을 뽑는 모바일 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야 말로 기존 지방의회의 ‘어린이 버전’인 셈이다.
3명의 ‘2분 자유발언’이 끝나자 2명의 어린이 의원이 군정질의에 나섰다. 다선거구의 백다니엘 의원(완주중)은 “완주에서 운영 중인 전주버스의 청소년 요금은 교통카드 기준 1,150원, 익산버스의 경우 1,250원이다”며 “교통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아동은 50원에서 최대 100원까지 요금을 더 부담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완주지역 아동이 매달 일정 한도 안에서 교통비를 할인 받을 수 있는 ‘완주군 칠드런 카드’를 만들어 발급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본회의는 1시간 만에 폐회됐지만 지역 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당차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울림이 컸다는 게 주변의 반응이다.
유희태 군수는 이날 답변을 통해 “어린이·청소년의회의 구체적인 지적과 대안 제시에 감사하다”며 “부서별로 면밀히 검토해 사업 추진 가능성과 타당성 여부를 따져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어린이·청소년의회가 활성화되어 민주사회의 성장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남용 의장은 “우리 아이들이 기성 지방의회에 못지않은 진지함과 열정으로 의정 활동을 하는 것 같아 놀라웠다”며 “의회 차원에서도 어린이·청소년의회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